
하지만 반전의 계기가 찾아왔다. 2022시즌 개막을 앞두고 주전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부상으로 이탈한 것이다. 김하성은 그 공백을 완벽히 메우며 기회를 잡았다. 안정적인 수비와 향상된 타격으로 입지를 다졌고, 2023년에는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이제 그는 어느 팀에 가더라도 주전 유격수급으로 평가받는다.
김혜성의 현재 상황도 비슷하다. 2025시즌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는 주로 유틸리티맨으로 뛰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내야와 외야를 오가며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었지만, 주전 자리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그런데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다저스의 주전 2루수 토미 에드먼이 오른쪽 발목 수술을 받게 됐다. 구단은 스프링캠프 전 복귀를 목표로 하지만, 개막 시점까지 몸 상태가 100%로 돌아오긴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혜성에게는 시즌 초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찰 절호의 기회다.
김혜성의 최대 강점은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이다. 여기에 김하성처럼 빠른 적응력과 꾸준한 수비력을 증명한다면,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개막전 라인업에 그의 이름을 올리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한편 일각에서는 다저스가 에드먼 공백을 메우기 위해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보 비솃을 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비솃의 잔류 가능성이 높고, 다저스 역시 대형 내야수 영입보다 자체 육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혜성을 키우는 편이 장기적으로 더 이득이라는 판단이다.
김하성이 기회를 실력으로 바꿔낸 성공 사례라면, 김혜성은 이제 그 길을 따라갈 차례다. 메이저리그 입성 2년 차, 다저스의 봄은 김혜성에게 인생을 바꿀 무대가 될지도 모른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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