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래 ‘North Face’는 ‘북벽’이라는 뜻이다. 이 말은 산악에서 가장 험하고 위험한 벽을 의미한다. 북반구에서는 산의 북쪽 사면이 햇볕이 잘 들지 않아 더 춥고, 얼음과 눈이 오래 남아 있어서 남쪽이나 서쪽 사면보다 훨씬 등반이 어렵다. 전통적으로 가장 난이도 높은 루트를 노스 페이스라고 불러왔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북벽은 ‘아이거 북벽’(Eiger North Face, 스위스 알프스), ‘마터호른 북벽’(Matterhorn North Face, 스위스·이탈리아 국경), ‘그랑드 조라스 북벽’(Grandes Jorasses North Face, 프랑스·이탈리아 국경), ‘안나푸르나 북벽’(Annapurna North Face, 히말라야), ‘K2 북동·북서 벽’(Karakoram, 파키스탄/중국 경계) 등을 손꼽는다. 이런 북벽들로 인해 노스 페이스는 단순히 북쪽을 뜻하는 게 아니라 ‘가장 위험하고 도전적인 길’, ‘정복하기 가장 힘든 대상’이라는 상징적 의미로 자리 잡았다.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The North Face'는 1966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등산 도구 판매점으로 시작했다. 세계적으로 지명도가 높은 브랜드로 가성비가 뛰어난 실용적인 옷과 텐트가 특히 유명하다. 영문명의 의미는 일반적으로는 북벽, 즉 산의 북쪽 사면을 말하는데, 기업 로고인 반원 모양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멀지않은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위치한 하프돔 북벽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것이다.
한국에서는 영원무역에서 판매하고 있다. 영원무역은 원래부터도 노스페이스 등의 제품을 OEM 및 ODM 방식으로 납품하던 곳이다. 그래서 노스페이스를 사면 ‘Made in Korea’로 찍힌 것이 많아 국내 브랜드인줄 착각하는 사람도 있다.
노스페이스가 단순한 아웃도어 브랜드를 넘어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브랜드 상징성과 스토리가 있다는 점이다. 이름 자체가 ‘가장 험한 길, 도전의 상징’이라는 뜻을 담고 있어 소비자에게 모험·극한 정신을 떠올리게 한다. 로고도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하프 돔을 본뜬 것으로, 자연·등반·탐험 이미지를 강하게 각인시켰다.
품질과 기술력도 뛰어나다. 원래는 전문 등반가·탐험가용 고성능 장비 브랜드로 출발한 노스페이스는 고어텍스, 다운 충전재 같은 최첨단 소재를 일찍부터 채택해 방수·보온·경량성을 확보했다. 실제로 에베레스트 원정, 남극 탐사 등 극지 탐험대가 착용하면서 신뢰성이 쌓였다.
스트리트 패션으로 확산시킨 마케팅 전략도 한몫했다. 1990년대 미국 힙합 문화와 결합하면서 ‘실용성+스타일’을 동시에 가진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노스페이스 눕시(Nuptse) 다운재킷은 뉴욕 힙합 아티스트들과 젊은 층이 즐겨 입으면서 아이코닉 제품이 됐다. 노스페이스는 루이비통, 슈프림, 구찌 등 럭셔리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세련된 이미지를 확보하기도 했다.
사회 문화적 맥락에서 보면 환경·지속가능성 캠페인을 꾸준히 강조해 윤리적 소비 트렌드와도 맞물렸다. 단순히 옷이 아니라 ‘도전·탐험·라이프스타일’을 상징하는 문화적 코드가 된 것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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