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조선일보 1954년 11월9일자 ‘우승(優勝)은육사(陸士)에’ 기사는 ‘국방부주최 국군체육회주관 제일(一)회 육 해 공군사관학교체육대회 최종일경기는 칠(七)일 정오부터서울운동장에서 수많은관중들과 각응원단들의 열렬한 응원속에서 진행되었다 경기가끝나자 하오사(四)시삼십(三十)분부터 폐회식에들어가 성적발표에이어 시상식이있은다음 삼(三)일간에걸친 동대회는 국군사관학교생들의 사기를앙양시키고 사(四)시사십오(四十五)분에 폐막하였다’고 전했다.
영국 샌드허스트 육사, 미국 웨스트포인트 등도 전통적으로 럭비를 정신력과 리더십 함양을 위한 상징적인 운동으로 권장하고 있다. 전직 군인이나 장성 출신 럭비 국가대표도 종종 등장하기도 한다.
![육사 럭비 선수들이 서울대와의 경기를 마친 뒤 인사를 나누는 모습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 홈페이지 캡처]](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710064238052845e8e9410871751248331.jpg&nmt=19)
럭비는 군인 스포츠로 불린다. 사관생도에게 럭비가 권장되는 이유는 단순한 운동을 넘어 군인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럭비 경기는 개인으로서 강인한 체력이 필요하고, 단체로 빈틈없는 단합이 필수적인 종목이다. 공격과 수비의 역할이 분명하고, 과감한 전진과 후퇴하지 않는 감투정신이 럭비의 강점인데 이는 군인정신과도 같은 맥락이다. 사관학교로서는 럭비를 교기처럼 떠받들 수밖에 없었고, 럭비 선수는 사관학교에서 주목을 받았다.
럭비는 ‘One for all, all for one’ 정신을 배울 수 있다. 럭비를 통해 군인에게 필요한 팀워크와 희생정신, 끊임없는 전진 정신, 강인한 체력과 인내심, 명예와 페어플레이 정신, 전략적 사고훈련 등을 배양할 수 있다.
럭비에선 개인 플레이보다 팀워크가 중요한 종목으로 누구 하나가 이기려 해선 안 되고, 서로 돕고 헌신해야 승리할 수 있다. 이는 군 조직의 기본 원리와 동일하다. 럭비의 가장 핵심 규칙은 공을 뒤로만 패스할 수 있지만, 팀 전체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이 정신은 위기에서도 전진을 멈추지 않는 군인의 자세와 닮아 있다. 또 격렬한 신체 접촉이 동반되는 경기로 부상을 감수해야 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이는 전장에서 요구되는 체력과 정신력을 기르는 데 효과적이다.
럭비는 심판의 호루라기보다 선수들의 자율적인 규칙 준수에 기초한 스포츠이다. '노사이드' 정신처럼 경기 후 상대를 인정하는 태도는 군인의 명예와 신뢰, 예의범절 교육과도 맞닿아 있다. 또 단순한 힘의 싸움이 아닌, 공간을 읽고 순간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고도의 전력 경기로 사관생도들이 지휘관으로서 필요한 판단력과 리더십을 연마할 수 있는 훈련이 된다. (본 코너 1474회 '왜 럭비에서 ‘노사이드’라고 말할까' 참조)
럭비는 사관생도들에게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조직 내 역할 인식·희생·통제된 공격성·정신력 훈련까지 아우르는 교육 수단이기도 하다. 전장에서의 군인다운 태도를 몸으로 익히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스포츠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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