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감독은 26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TQL 스타디움에서 도르트문트(독일)와의 조별리그 F조 최종전 후 기자들과 만나 "낙뢰라는 변수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몸풀기를 끝내고 곧바로 (경기가) 시작했을 때 바로 들어가야 하는데, 그게 안 돼 실점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며 "그 시간을 어떻게 잘 관리해서, 이점을 살릴 수 있을지 대표팀이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 환경을 미리 경험한 처지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대표팀이 어떤 측면을 신경 써야 할지 취재진이 묻자 나온 답변이다.
김판곤 감독이 지휘한 울산은 지난 18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인터앤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프리카공화국)와 1차전 킥오프 직전 경기장 인근에 낙뢰가 감지된 탓에 라커룸으로 돌아가 65분 동안 기다려야 했다.
당시를 돌아본 베테랑 센터백 김영권은 "축구 인생 중 이런 걸 처음 겪어봤다. 사실 그때 왜 라커룸으로 들어가는지도 몰랐다"며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예상하지 못한 낙뢰 변수는 마멜로디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울산이 스리백을 사용할 것이라 생각하지 못한 마멜로디는 경기가 멈췄을 때 전술적 대응책을 마련했고, 초반부터 울산을 몰아쳐 1-0 승리를 거뒀다.
김판곤 감독은 "잔디가 인조 잔디처럼 상당히 짧다. 잔디가 미끄러지는 게 우리에게 도움이 될지 계산해야 할 것 같다"며 "날씨도 매우 덥다. 그런 부분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이 조별리그 3패로 클럽 월드컵에서 떨어진 가운데 김판곤 감독은 K리그 팀들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전력 보강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회에 나오려면 아시아 챔피언이 돼야 하는데, 사우디아라비아의 알힐랄 정도만 여기서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팀"이라며 "일본이나 우리나 격차가 크게 느껴졌다. 클럽 차원에서 전략적인 구상을 세우고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판곤 감독은 전반을 2-1로 앞섰으나 후반에 내리 3골을 내줘 2-4로 패한 플루미넨시(브라질)전이 가장 아쉽다고 한다.
그는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경험이나 견뎌낼 수 있는 힘이 부족했다. 너무 쉽게 동점골을 내준 상황이 아쉽다"고 돌아봤다.
플루미넨시전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한 엄원상이 부상으로 나서지 못한 도르트문트전(0-1 패배)에 대해서는 "엄원상이 빠지면서 그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선수들이 이번 대회를 치르며 도전 의식을 품었을 것이다. 어떤 선수는 자신감을 찾고, 어떤 선수는 부족함을 느꼈을 것"이라며 "감독으로서도 큰 대회에서 팀을 운영해본 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구단 자체도 얻은 게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이종균 마니아타임즈 기자 / ljk@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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