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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간 29분 대혈투, 알카라스·신네르 '페어플레이' 더 빛났다

2025-06-10 16:31

시상식에서 서로 격려하는 신네르(왼쪽)와 알카라스 / 사진=연합뉴스
시상식에서 서로 격려하는 신네르(왼쪽)와 알카라스 / 사진=연합뉴스
프랑스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펼쳐진 5시간 29분간의 대장정이 단순한 승부를 넘어 진정한 스포츠맨십의 교본으로 기록됐다.

파리 롤랑가로스에서 8일(현지시간) 진행된 결승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세계랭킹 2위)가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1위)를 3-2(4-6 6-7<4-7> 6-4 7-6<7-3> 7-6<10-2>)로 제압하며 프랑스오픈 사상 가장 긴 남자 단식 결승전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이날 경기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두 선수가 보여준 페어플레이 정신 때문이다. 2001년생과 2003년생으로 향후 테니스계를 이끌어갈 차세대 간판들이 극한의 승부 속에서도 상대를 배려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첫 번째 장면은 2세트 초반에 나왔다. 1세트를 내준 알카라스가 신네르의 서브 게임에서 40-40 접전을 벌이던 중, 선심이 신네르의 서브를 폴트로 선언했다. 주심 역시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상황에서 알카라스는 직접 볼 마크를 살펴본 뒤 신네르의 에이스임을 인정했다. 가만히 있었다면 신네르가 세컨드 서브를 해야 하는 유리한 국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경기 종료 후 서로 격려하는 알카라스(오른쪽)와 신네르 / 사진=연합뉴스
경기 종료 후 서로 격려하는 알카라스(오른쪽)와 신네르 / 사진=연합뉴스
신네르 또한 4세트에서 비슷한 장면을 연출했다. 게임스코어 5-3으로 앞서 우승 직전까지 갔다가 5-5 동점을 허용한 뒤, 알카라스의 서브 게임에서 15-0 상황에서 상대의 포핸드 샷이 아웃 판정을 받았다. 주심이 직접 확인하러 내려오는 상황에서 신네르는 먼저 볼 마크를 확인하고 '인'이라는 제스처를 보내 주심의 이동을 막았다.

중계 해설을 맡은 짐 쿠리어는 "신네르가 판정을 뒤집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양쪽 모두 놀라운 스포츠맨십을 과시하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물론 완벽하지만은 않았다. 5세트 3-2에서 알카라스의 서브가 실제로는 31mm 아웃이었지만 인으로 판정되는 오심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편 도핑 논란으로 징계를 받았던 신네르에 대해 일부에서는 스포츠맨십을 거론할 자격이 없다는 비판도 제기됐지만, 이날 보여준 페어플레이는 오히려 그의 해명에 신빙성을 더하는 요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종균 마니아타임즈 기자 / ljk@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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