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도 여왕다운 그라운드 기술이 빛을 발했다. 해리슨은 1라운드에서 페냐를 케이지까지 몰아붙인 뒤 클린치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켰다. 해리슨은 그라운드 앤 파운드를 활용해 라운드 절반에 해당하는 약 2분 30초 동안 주도권을 장악했다. 일방적으로 당하던 페냐는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나려다 반칙인 업킥을 구사해 1점 감점 처분을 받았다.
서브미션 승부는 예상된 수순이었다. 해리슨은 2라운드에서도 케이지 쪽에서 클린치를 통해 페냐를 바닥으로 끌어내렸다. 해리슨은 암트라이앵글 초크로 마무리를 시도하다가 팔을 비트는 기무라 기술로 변경해 페냐의 탭아웃을 이끌어냈다.
약물 중독으로 고통받는 친자매의 두 아이를 입양한 싱글머더 해리슨은 전세계 싱글맘들에게 이번 UFC 챔피언 벨트를 헌정했다. 그는 "오늘의 승리는 희망을 잃었다고 느끼는 사람들, 포기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며 "모든 어머니들, 특히 싱글맘들에게 이 승리를 바친다"고 소감을 밝혔다.
진정한 시험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여성 MMA 역사상 최고의 선수(GOAT)로 평가받는 아만다 누네스(37·브라질)가 은퇴 2년 만에 복귀를 선언했다. 누네스는 전 UFC 여성 밴텀급-페더급 통합 챔피언으로 타이틀전에서 11승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해리슨과 누네스 중 누가 진정한 여성 격투 스포츠 역사상 최고의 선수인지를 가리게 된다.
해리슨은 관중석에 앉아 있던 누네스를 향해 "아만다, 너를 보고 있다. 지금 당장 옥타곤으로 올라와라"라고 외쳤다. 옥타곤에 등장한 해리슨의 전 아메리칸탑팀(ATT) 동료 누네스는 해리슨과 악수를 주고받았다. 누네스는 "복귀가 확정됐다"며 "우리는 언젠가 맞붙게 될 것을 알고 있었다"고 신예 챔피언에게 도전 의사를 표명했다.
누네스는 주먹을 불끈 쥐고, 해리슨은 뒷짐을 진 자세로 옥타곤 중앙에서 서로를 응시하며 UFC 여성부 역사상 최대 규모의 매치업 성사를 예고했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 / 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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