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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말이 안 돼' 0-2 세트 뒤진 알카라스, 매치포인트 3번 막아내고 기적의 역전...프랑스오픈 우승 후 눈물

4세트 게임스코어 3-5에서 기사회생…통산 5번째 메이저 우승

2025-06-09 09:36

카를로스 알카라스 / 사진=연합뉴스
카를로스 알카라스 / 사진=연합뉴스
스페인의 테니스 스타 카를로스 알카라스(세계랭킹 2위)가 프랑스오픈 테니스 토너먼트에서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파리 롤랑가로스에서 8일 오후(현지시간) 진행된 남자 단식 챔피언십 매치에서 알카라스는 세계 1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와 5시간 29분간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경기 결과는 3-2(4-6 6-7<4-7> 6-4 7-6<7-3> 7-6<10-2>)로 알카라스가 승리했다.

이번 트로피는 알카라스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작년 같은 대회 우승에 이어 연속 타이틀을 획득한 것이다. 그의 그랜드슬램 챔피언십은 총 5개로 늘어났다. 2022년 US오픈을 시작으로 2023년 윔블던, 작년 프랑스오픈과 윔블던까지 메이저 무대에서 꾸준히 정상에 올랐다.

프랑스오픈 남자부문에서 백투백 우승을 이룬 선수는 2000년 이후 세 명뿐이다.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구스타부 키르텡(브라질)에 이어 알카라스가 이 기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경기는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파이널 역사상 가장 오랜 시간 지속된 매치로 기록됐다. 기존 최장 기록이었던 1982년의 4시간 42분을 47분 넘어선 것이다. 4개 그랜드슬램 전체 남자 단식 결승전 중에서는 2012년 호주오픈에서 나달과 노바크 조코비치가 기록한 5시간 53분에 이은 두 번째 장시간 경기였다.

경기 전개 과정에서 알카라스는 극한 상황을 맞았다. 처음 두 세트를 연달아 떨어뜨린 상황에서 3세트부터 반격에 나선 것이다.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0-2 세트 열세를 뒤집고 우승한 최근 사례로는 작년 호주오픈에서 신네르가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를 3-2(3-6 3-6 6-4 6-4 6-3)로 제압한 경기가 있다.

알카라스의 이번 우승은 또 다른 면에서도 역사적이다. 그랜드슬램 남자 단식 결승에서 매치포인트를 3차례나 넘기고 트로피를 들어올린 것은 1968년 프로선수 그랜드슬램 출전 허용 이후 처음이다. 종전 기록은 2004년 프랑스오픈 가스톤 가우디오(아르헨티나)와 2019년 윔블던 조코비치의 매치포인트 2회 극복이었다.

카를로스 알카라스 / 사진=연합뉴스
카를로스 알카라스 / 사진=연합뉴스
신네르와의 개인 대결에서도 알카라스가 우위를 점했다. 최근 5경기 연속 승리로 통산 전적을 8승 4패로 벌려놓았다. 우승 보너스는 255만 유로(약 39억5천만원)이다.

작년 이 대회 준결승에서도 알카라스는 신네르를 3-2(2-6 6-3 3-6 6-4 6-3)로 물리친 바 있다.

테니스계 차세대 양강 구도를 형성하는 신네르(2001년생)와 알카라스(2003년생)는 이번 대결 전까지 그랜드슬램 결승에서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 신네르는 2024년 호주오픈, US오픈, 올해 호주오픈 등 세 차례 메이저 결승에서 모두 승리했으나 이날 뜻밖의 역전패로 무패 행진이 멈췄다.

작년 도핑 검사 양성 반응으로 3개월 출전 금지 처분을 받고 5월 초 복귀한 신네르는 작년 US오픈부터 이어온 메이저 대회 20연승 기록도 함께 잃었다.

경기는 첫 게임부터 치열함을 예고했다. 첫 게임에서만 듀스를 5차례 기록하며 12분 넘게 소요됐다. 1세트에서 신네르는 초반 브레이크를 허용해 2-3으로 뒤졌지만 곧바로 균형을 맞췄다. 게임 스코어 5-4 상황에서 알카라스의 연속 실책을 놓치지 않고 첫 세트를 가져갔다.

역전패 신네르 / 사진=연합뉴스
역전패 신네르 / 사진=연합뉴스
2세트는 신네르가 게임 스코어 5-2까지 리드했지만 타이브레이크로 넘어갔다. 타이브레이크에서 신네르가 2-2 동점 상황에서 연속 4점을 얻어 7-4로 승리하며 알카라스를 궁지로 몰았다. 1세트 1시간 5분, 2세트 1시간 9분이 걸린 접전이었다.

3세트에서 알카라스는 첫 서브 게임을 내준 후 연속 4게임을 따내며 4-1, 5-2로 앞선 뒤 6-4로 한 세트를 되찾았다. 이 대회에서 신네르가 처음으로 세트를 잃는 순간이었다.

4세트에서 신네르는 게임 스코어 5-3으로 앞선 상황에서 알카라스의 서브 게임 때 0-40 트리플 매치포인트를 잡았다. 우승이 코앞까지 다가온 절대 유리한 상황이었지만 불굴의 정신력을 보인 알카라스가 승부를 타이브레이크로 끌고 갔다. 타이브레이크에서도 0-2 열세를 4-2로 뒤집으며 경기를 마지막 세트로 이끌었다.

5세트 역시 양보 없는 접전 끝에 10점 타이브레이크까지 이어졌다. 여기서 알카라스가 7-0까지 단숨에 달아나며 믿을 수 없는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이종균 마니아타임즈 기자 / ljk@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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