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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프 "연수입 476억원+프랑스오픈 39억" 21세 테니스 여제 등극

2025-06-08 11:50

우승컵에 키스하는 고프 / 사진=연합뉴스
우승컵에 키스하는 고프 / 사진=연합뉴스
올해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챔피언에 오른 코코 고프(2위·미국)는 2004년생이다.

이제 겨우 21세 나이지만 2023년 US오픈에 이어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벌써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아리나 사발렌카(1위·벨라루스)를 2시간 38분 접전 끝에 2-1(6-7<5-7> 6-2 6-4)로 제압한 고프는 15살 때인 2019년 윔블던 16강에 오르며 일찌감치 주목받은 유망주였다.

2015년 세리나 윌리엄스 이후 10년 만에 미국 선수로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을 제패한 그는 세계 테니스계에 이름을 알린 2019년부터 '윌리엄스의 후계자'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23회 우승한 윌리엄스는 20세 9개월이던 2002년 프랑스오픈에서 메이저 2승째를 따냈다. 고프는 21세 3개월에 메이저 2승을 달성했다.

고프는 이날 우승 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목표를 묻는 말에 "최고가 되고 싶다"며 "제가 8살 때부터 아빠가 하신 말씀인데, 100% 자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 경제 전문 매체 포브스가 발표한 여자 선수 연간 수입 순위에서 3천440만달러(약 476억원)를 벌어 전 세계, 전 종목 여자 선수 가운데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대회에서는 우승 상금으로 한국 돈 39억 5천만원 정도를 받았다.

볼 퍼슨들과 포즈를 취한 고프 / 사진=연합뉴스
볼 퍼슨들과 포즈를 취한 고프 / 사진=연합뉴스
어린 나이에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쥐게 되면 자칫 해이해지기 쉽지만 고프에게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고프의 코치 장 크리스토프 포렐은 "강인한 정신력이 고프의 큰 장점 중 하나"라며 "절대 포기하지 않는 마음가짐 덕분에 경기에서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때가 있다"고 말했다.

만 20세가 되기 전인 3년 전 이 대회 결승에서 이가 시비옹테크(5위·폴란드)에게 패했던 고프는 "그때 시상식이 생각났다"며 "그때 시비옹테크가 폴란드 국가 연주 때 기뻐하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는데, 오늘 미국 국가를 들으면서 3년 전이 떠올랐다"고 회상했다.

이날 결승에서도 1시간 20분 접전 끝에 1세트를 세계 1위 사발렌카에게 내줬지만 고프는 흔들리지 않고, 2세트부터 반격했다. 여느 선수였다면 오히려 2세트를 일방적으로 내줄 수도 있는 경기 흐름이었다.

이는 어린 나이부터 큰 무대에서 경험을 쌓은 고프가 21세에 어울리지 않는 노련미를 갖췄기 때문이다.

포렐 코치는 "어떤 사람들은 고프가 35세쯤 된 줄 안다"고 말했을 정도다.

결승전 양상도 고프보다 6살 많은 사발렌카가 파워를 앞세운 공격 일변도였고, 고프가 오히려 상대 범실을 유도하는 절묘한 패싱샷과 빠른 발을 이용한 수비 능력 등으로 맞섰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는 세상을 달관한 것 같은 이야기도 했다.

우승컵을 품에 안은 고프 / 사진=연합뉴스
우승컵을 품에 안은 고프 / 사진=연합뉴스
고프는 "사실 많은 사람이 결승에서 패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일들을 인생에서 마주한다"며 "결승에 올라온 것만으로도 행운이고 특권이며 (결승에서 패하는 것은) 사실 사소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또 "예전에는 경기에서 지면 세상이 끝날 줄 알았지만, 그래도 다음 날에는 해가 뜨는 것을 알게 됐다"고도 덧붙였다.

최고가 되겠다는 강인한 정신력에 여유도 갖춘 고프는 이제 30일 개막하는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 윔블던을 준비해야 한다.

고프는 윔블던 최고 성적이 16강일 정도로 이 대회에서 약세를 보였다.

공의 속도가 여느 코트에 비해 빠른 잔디 코트에서 성적을 내려면 약점으로 지적돼온 포핸드 샷의 강력함과 일관성이 더해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프는 잔디 코트 대회에서는 지금까지 결승에 오른 적이 없다.

윌리엄스는 2002년 프랑스오픈에서 두 번째 메이저 우승을 달성한 뒤 곧바로 이어진 윔블던, US오픈을 내리 석권하며 '테니스의 전설'이 됐다.

고프가 진정한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하드코트(US오픈), 클레이코트(프랑스오픈) 메이저 우승에 이은 잔디코트 정복이라는 숙제가 남은 셈이다. /연합뉴스

[이종균 마니아타임즈 기자 / ljk@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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