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그맨' 김상욱(12승 3패)과 '천재 1호' 박재현(8승 3패)은 23일 중국 UFC 퍼포먼스 인스티튜트 상하이에서 열린 'ROAD TO UFC 시즌4 오프닝 라운드: 에피소드 3&4' 라이트급 경기에서 각각 일본의 카미야 다이치와 호주의 잭 베커를 2라운드 TKO로 꺾었다.
김상욱의 역전승은 극적이었다. 1라운드에서 카미야 다이치(6승 1패 1무효)의 거센 테이크다운 공세에 밀렸던 김상욱은 상대의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라운드 후반부터 킥으로 반격 신호탄을 올렸다.
2라운드에서는 완전히 경기를 뒤집었다. 테이크다운을 성공적으로 막아낸 김상욱은 펀치 연타로 상대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가했다. 결정적 순간은 무리한 태클을 시도한 카미야를 그라운드로 끌어내린 직후였다.
김상욱은 스승 김동현의 시그니처 기술인 크루시픽스 포지션을 완벽하게 구사했다. 십자가 모양으로 상대의 양팔을 제압한 뒤 연속 엘보 공격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는 모습은 2015년 UFC 서울에서 김동현이 도미닉 워터스를 피니시했던 장면과 판박이였다.
승자 인터뷰에서 김상욱은 유머러스한 면모를 보였다.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 보너스를 달라"며 "결혼 자금으로 쓰고 싶다"고 요청한 뒤,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을 향해 "내가 바로 당신이 찾던 파이터"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날 보너스는 환상적인 어퍼컷을 선보인 중국의 쑤랑랑보에게 돌아갔다.

정찬성의 주특기인 백포지션 장악으로 베커를 완전히 무력화시킨 박재현은 2라운드 마운트 포지션에서 연속 엘보와 파운딩으로 경기를 끝냈다. 이는 2019년 UFC 부산에서 정찬성이 프랭키 에드가를 압도했던 방식과 동일했다.
"마운트를 탔을 때 상대가 힘은 셌지만 기술이 부족해서 끝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피니시 과정을 설명한 박재현은 "아직 내 실력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며 "UFC는 그냥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겠다"고 당당함을 과시했다.
준결승에서 김상욱은 8월 22일 중국의 런야웨이(9승 3패)와, 박재현은 같은 날 호주의 돔 마르 판(7승 2패)과 각각 결승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한편 이날 메인이벤트로 진행된 ROAD TO UFC 시즌3 페더급 결승에서는 주캉제(중국)가 시에빈(중국)을 스플릿 판정으로 제압하며 UFC 계약권을 획득했다. 이로써 중국은 4번째 ROAD TO UFC 우승자를 배출했다. 한국은 박현성, 이정영, 이창호, 최동훈, 유수영 등 5명의 우승자를 배출하며 참가국 중 최다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 / 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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