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랭킹 2위 전하영(23·서울특별시청)은 5월 4일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진행된 2025 서울 SK텔레콤 사브르 국제그랑프리대회 여자부 결승전에서 동료 김정미(안산시청)를 15-13으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파리 올림픽 여자 사브르 단체전 은메달리스트 전하영은 최근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국제대회 개인전 우승 경력이 없던 그는 지난해 11월 알제리 오랑 월드컵과 12월 프랑스 오를레앙 그랑프리에서 연달아 우승했고, 이번 안방에서 열린 그랑프리까지 제패하며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이번 우승은 2015년 한국에서 사브르 그랑프리가 개최된 이래 한국 여자 선수의 첫 우승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더했다. 또한 한국 선수끼리 그랑프리 결승을 펼친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결승전에서 김정미가 초반 3-0으로 앞서며 기선을 제압했으나, 전하영은 빠르게 흐름을 되찾아 4-3으로 역전했다. 접전 끝에 10-12로 뒤진 상황에서도 전하영은 연속 4득점을 올리는 뒷심을 발휘해 결국 금메달을 획득했다.
2021년 처음 태극마크를 단 김정미는 비록 결승에서 패했지만, 16강에서 현 세계 1위 에무라 미사키(일본)를, 준결승에서 세계 3위 요아나 일리에바(불가리아)를 연이어 격파하는 파란을 일으키며 한국 여자 사브르의 미래를 밝혔다.
파리 올림픽 이후 세대교체를 진행 중인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20대 초반의 두 젊은 선수가 결승에서 맞붙으며 한국 펜싱의 밝은 미래를 예고했다.
반면 남자부에서는 기대와 달리 입상자가 나오지 않았다. 파리 올림픽 2관왕이자 세계랭킹 1위 오상욱(대전광역시청)은 2년 만의 우승 도전에 나섰으나 8강에서 산드로 바자제(조지아)에게 11-15로 패해 5위에 머물렀다.
황희근(한국체대)은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박상원(대전광역시청)을 16강에서 꺾고 8강까지 진출했으나, 크리스티안 러브(헝가리)에게 13-15로 패하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박상원은 11위, 박태영(화성시청), 임재윤(대전광역시청), 구본길(부산광역시청)은 19~21위에 올랐다.
남자부 결승에서는 세계랭킹 34위 러브가 세계랭킹 6위 장-필리프 파트리스(프랑스)를 15-14로 꺾고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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