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2025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4강 대진을 살펴보면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의 알힐랄, 알나스르, 알아흘리가 세 자리를 차지했고, 동아시아에서는 일본의 가와사키 프론탈레만이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특히 K리그 대표 광주FC는 알힐랄에 0-7로 참패하며 동아시아 클럽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사우디 프로리그는 '소프트 파워' 확장을 목표로 한 국가적 지원 아래 2020년대 들어 급속도로 성장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 후벵 네베스(알힐랄), 리야드 마레즈(알아흘리) 등 유럽 빅리그 스타들이 사우디로 이적하며 리그의 위상을 높였다.
축구 이적 정보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호날두를 보유한 알나스르의 선수단 가치는 1억7천500만 유로(약 2천866억원)로, 지난 시즌 K리그 챔피언 울산 HD(약 262억원)의 10배를 넘는다.
이런 재정적 격차를 완전히 좁히긴 어렵지만, 외국인 선수 제한 규정 완화로 경쟁력을 조금이라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우디 프로리그는 2024-2025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를 10명으로 늘렸고, 경기당 8명까지 출전이 가능하다.
'글로벌 스탠더드'를 적극 수용해온 일본 J리그도 2019년부터 외국인 선수 보유는 무제한으로 허용하고, 경기 출전 선수만 J리그1은 5명, J리그2는 4명으로 제한했다. 최근에는 최상위 리그에 한해 외국인 출전 제한까지 없애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우리는 U-22(22세 이하) 의무 출전 규정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J리그가 2026-2027시즌부터 리그를 추춘제로 운영키로 하는 등 세계적 추세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상황에서, K리그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동아시아에서조차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기업구단 관계자는 "사우디가 정당하게 투자해 앞서나가는 것을 두고 불평등하다고 불평만 할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 "우리도 J리그처럼 변화에 보조를 맞춰 나가야 한다. 의지를 가진 구단이 투자를 할 수 있게끔 제도적으로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 / 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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