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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위 '감정 폭탄'들의 전쟁...외국인 선수 심기 관리가 LG-현대모비스 PO 승부 가른다

2025-04-26 23:09

심판 판정에 항의하는 마레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는 마레이
흥분 잘하는 외국인 선수들의 마음을 다스리는 게 프로농구 창원 LG와 울산 현대모비스가 펼치는 4강 플레이오프(PO)의 변수로 떠올랐다.

26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에서 홈팀 LG가 현대모비스에 84-75로 승리해 시리즈 전적 2승으로 앞서나갔다.

LG는 '창원 파라오' 아셈 마레이가 골 밑을 장악하고 국내 선수들의 3점이 폭발하면서 비교적 여유롭게 승리했지만, 막판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4쿼터 3분여를 남기고 칼 타마요가 속공 레이업을 시도할 때 현대모비스 게이지 프림이 무리하게 블록하려다 엉덩이로 타마요를 밀었다.

공중에서 중심을 잃은 타마요는 머리를 코트 바닥에 강하게 부딪혔다.

고통을 호소하던 타마요는 흥분하더니 일어나 프림을 향해 달려들려 했고, 팀 동료들이 겨우 붙잡으며 말렸다.

심판은 타마요에게 테크니컬 파울을 줬다. 그리고 앞서 프림이 한 플레이에도 파울을 선언했다.

원래대로라면 현대모비스가 팀파울에 걸려 타마요가 앤드 원 자유투를 하나 추가로 던질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흥분해 받은 테크니컬 파울로 자유투가 '상쇄'되는 것으로 심판은 판정했다.

LG로서는 막판 1점이 소중한 상황에서 자유투 하나를 잃은 것이다. 자유투를 얻어 성공시켰다면 격차를 12점 차까지 벌릴 수 있었다.

현대모비스 롱
현대모비스 롱
올 시즌부터 '부주장' 완장을 차면서 책임감이 커져서인지 예전처럼 자주 표출하지는 않지만, 마레이 역시 타마요 이상으로 흥분 잘하는 선수다.

지난해 4강 PO에서 LG는 수원 kt에 2승 3패로 밀려 탈락했는데, 당시 마레이가 고비마다 심판 판정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을 보인 게 주요한 패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마레이는 이날 2차전 중에도 한 차례 심판 판정에 날 선 반응을 보였다가 조상현 LG 감독의 주문에 평정심을 되찾는 모습이었다.

조상현 감독은 1차전 승리를 지휘한 뒤 "(마레이와 칼 타마요가 판정 불만을 제기할 때면) 내가 '더는 목이 아파서 너에게 얘기를 못 하겠다'고 말해주곤 한다"고 털어놨다.

두 외국인 선수의 '심기 관리'가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에둘러 강조한 것이다.

그래도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에 비하면 조상현 감독의 고민은 작아 보인다.

현대모비스의 프림과 숀 롱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다혈질 선수들이라 '폭탄'이나 마찬가지다.

현대모비스 프림
현대모비스 프림
현대모비스는 1차전에서 전반까지 LG에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역전패했다.

일찍 '흥분 모드'에 들어간 롱이 8점에 그친 게 컸다.

프림은 막판 자유투를 던질 때 열성적인 응원으로 유명한 LG 팬들과 감정 섞인 기 싸움을 펼쳐 현대모비스 코치진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국내 프로농구에서 가장 흥분 잘하는 선수를 꼽을 때 단연 첫손에 꼽히는 프림이다.

그는 비신사적 행위, 심판을 향한 욕설 등으로 KBL 징계를 두 차례나 받은 바 있다.

조동현 감독은 이들에 대해 "내가 풀어야 할 숙제"라면서 "잘 다독여서 시너지 낼 수 있게 하겠다. 둘이 집중력 갖고 하면 잘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전슬찬 마니아타임즈 기자 / sc3117@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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