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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하영민 "네일의 스위퍼 그립 참고했다"...하루 만에 새 무기 장착

2025-04-23 12:55

역투하는 하영민
역투하는 하영민
"말 안 듣는 공 때문에 머리가 아팠어요." 키움 히어로즈의 토종 에이스 하영민(29)이 투수로서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그의 주력 무기인 컷패스트볼이 갑자기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시작한 것이다.

시즌 초반 SSG전(7이닝 1실점)과 NC전(6이닝 무실점)에서 호투를 펼쳤던 하영민은 황금기가 오려나 싶었지만, LG전(4이닝 6실점)과 롯데전(42/3이닝 6실점)에서 연속으로 난타당하며 위기를 맞았다.

"공이 전혀 움직이지 않았어요. 밋밋하게 들어가는 컷패스트볼을 타자들이 쉽게 맞추더라고요."

해결책을 찾던 하영민의 눈에 우연히 들어온 것이 바로 KIA 타이거즈의 제임스 네일이 던지는 스위퍼 그립이었다. 벼랑 끝에 몰린 하영민은 탁월한 승부사의 본능으로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단 하루만 연습했어요. 그것도 잠깐이었지만, 생각보다 손에 감각이 왔습니다."

22일 두산과의 홈경기에서 하영민은 갓 익힌 새 무기를 꺼내들었다. 130km대 속도에 예리한 낙차를 갖춘 슬라이더가, 그것도 단 하루 만에 장착한 이 구종이 두산 타자들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7이닝 동안 안타 3개만 맞으며 무실점 호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손목 각도를 약간 틀어서 던지니까 공이 정말 잘 떨어지더라고요. 직구, 커브, 포크볼과 함께 섞어 던지니 타자들이 타이밍을 못 잡더라고요."

위기의 키움에게 하영민의 변신은 간절한 한 줄기 빛이었다. 외국인 타자 2명을 기용하는 전략으로 풀타임 외국인 선발이 하나뿐인 키움은 4, 5선발진의 약세로 리그 최하위까지 추락한 상태였다.

"선수들이 자신감이 떨어져 있어요. 우리 팀이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제가 먼저 솔선수범해서 승리를 가져오겠습니다."

하루 만에 무기를 바꿔 승리를 거둔 키움 2선발의 결단력이 침체된 팀에 새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마음먹으면 언제든 진화할 수 있다는 투수의 발상 전환이 남은 시즌의 돌파구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연합뉴스

[전슬찬 마니아타임즈 기자 / sc3117@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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