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2(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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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km 포심에 가려진 초반 부진, NC 라일리 성장통 '인내의 시간 필요해'

2025-04-06 12:52

NC 라일리
NC 라일리
화려한 스펙과 달리 KBO리그 적응에 고전 중인 선수가 있다. 바로 NC 다이노스의 새 외국인 투수 라일리 톰슨(29)이다.

마이너리그에서 365이닝 동안 무려 353개의 탈삼진을 쏟아내며 타자들을 제압했던 '삼진제조기' 라일리. 그의 최고 구속 159km 강속구는 입단 당시부터 화제였다. 하지만 그가 KBO리그 마운드에서 남긴 첫인상은 기대보다 훨씬 흐릿하다.

개막 후 3경기, 그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1승 1패에 평균자책점 7.80이라는 높은 수치가 눈에 띈다. 15이닝 동안 13자책점을 허용했고, 14개의 삼진과 함께 똑같이 14개의 볼넷을 내줬다. 홈런 4방을 허용한 점도 뼈아프다.

타자들의 방망이를 스쳐가는 예리한 구위 덕에 피안타율은 0.220으로 낮지만, 과도한 볼넷으로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이 1.80까지 치솟았다. 마운드에서 땀을 닦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NC 벤치의 한숨도 깊어진다.

특히 이닝 소화 능력은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아직 한 번도 6이닝을 채우지 못했고, 경기당 평균 5이닝을 간신히 버티는 수준이다. 투구수는 경기당 101개, 이닝당 20.2개로 효율성이 떨어진다. 이는 취약한 NC 불펜에 추가 부담을 안기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마이너리그 기록을 들여다보면 불안 요소가 감지된다. 직전 시즌인 2024년, 그는 34경기 중 19차례나 불펜에서 등판했다. 9이닝당 8.3개의 볼넷은 제구력에 의문표를 단다.

하지만 NC 구단과 팬들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이유가 있다. 바로 '루친스키 효과'다. 2019년 NC 유니폼을 입었던 드류 루친스키는 입단 전 메이저리그에서 45경기 중 단 1경기만 선발로 나섰고, 제구력도 뛰어나지 않았다. 심지어 NC는 당시 함께 영입한 에디 버틀러에게 더 큰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루친스키는 KBO에서 4시즌 동안 53승 36패, 평균자책점 3.06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남겼다.

라일리의 패스트볼은 여전히 리그 최상위권인 평균 151.3km를 찍고 있다. 이 무기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타고난 구위를 갖춘 투수가 제구력만 잡는다면 언제든 반등할 수 있다는 게 야구의 묘미다.

지난 두 시즌 NC는 페디(2023년 20승)와 하트(2024년 13승)라는 에이스급 외국인 투수의 어깨에 기대 성공을 거뒀다. 올해도 외국인 투수의 성패가 팀 순위를 좌우할 전망이다.

다행히 라일리의 파트너 로건 앨런이 3경기 중 2차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이제 라일리의 성장이 NC 선발진의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159km 강속구 뒤에 숨겨진 잠재력이 꽃을 피울 날을 기다려본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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