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키나와 연습경기 시리즈에 두 차례 등판한 임기영은 2이닝 1실점(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수치보다 중요한 것은 투구폼 수정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이드암 투수인 임기영은 기존 폼에서 디딤발을 덜 구부리면서 공을 위에서 아래로 꽂는 느낌이 생겼고, 이로 인해 포심 구속이 확연히 향상됐다.
그러나 KIA에서 임기영보다 더 절박한 마음으로 투구 폼을 수정 중인 투수들도 있다. 2024시즌 도중 먼저 트레드 어슬레틱센터를 방문한 유승철과 김기훈이 그 주인공이다. 2017년과 2019년 각각 1차 지명을 받은 유망주들로, 특히 좌완 김기훈은 양현종의 원조 후계자라는 영광스러운 수식어를 가진 선수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아직 안정적인 투구 내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미국 유학 후 시즌 막판 1군에서 등판 기회를 얻고 스프링캠프까지 참가했으나, 여전히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오키나와 시리즈에서 김기훈은 2경기 2이닝 동안 안타 없이 5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글러브에서 양 손을 빨리 분리하며 던지는 손이 일찍 노출되는 문제가 있고, 왼팔을 바닥으로 쭉 펼친 다음 투구 동작에 들어가는 특징이 있다. 5개의 볼넷은 이 폼이 아직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굳어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작년 9월부터 바뀐 폼으로 등판했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평생 한 폼으로 야구를 해도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려운데, 수년간 프로 생활을 한 선수가 갑자기 폼을 바꿔 잘 던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8일부터 시작되는 시범경기는 유승철과 김기훈에게 또 다른 검증의 장이 될 전망이다. 이 결과에 따라 개막 엔트리 등록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현 시점에서 명확한 전망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시즌은 길고 두 선수의 재기는 긴 호흡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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