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스를 바꾼 것은 이해할 만했다. 직전 등판 후 쉴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는 결국 밀리고 밀려 무려 9일 만에 등판, 4차전서 호투하긴 했다. 그러나 너무 늦었다.
여기서 의문점은 케이시 켈리의 대체자로 영입된 엘리 에르난데스의 보직이다. 단기전에서는 강력한 외국인 원투 펀치가 절대 필요하다. 여기에 확실한 국내 투수 1명이 있으면 더욱 좋다. LG에는 임찬규가 있었다. 다만, 1, 2차전 중 한 경기에 믿고 등판시킬 수 있는 외국인 투수가 없었다. 엔스는 일정상 등판이 늦어져 어쩔 수 없다고 쳐도 에르난데스를 선발로 활용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 불펜 사정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외국인 투수를 불펜으로 활용하는 것은 위험한 도박이다.
에르난세스는 준플레이오프에서 연속으로 던졌고,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60구를 던졌다. 제아무리 강철 팔을 갖고 있어도 하루 쉬고 또 등판할 수는 없다. 지금은 최동원이 던지던 시대와는 완전히 다른 환경이다.
에르난데스가 선발용으로 부족하다면 영입 자체가 실패다. 켈리를 방출한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LG의 숙제는 따라서 분명해졌다. 강력한 외국인 선발 투수 2명이 필요하다. 1명으로는 부족하다. 불펜 외국인 투수는 필요치 않다. 단기전에서 2명의 선발용 투수를 한 경기에 다 써야 하는 일이 또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염경엽 감독이 에르난데스와 무조건 재계약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약을 하더라도 더 이상 그를 단기전에서 부득이한 사정 외에는 불펜 전담 투수로 활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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