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을 끝으로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할 예정인 김혜성은 그 어느 해보다 열심히 준비했고, 쉬지 않고 뛰었다.
그러나 올해 밟아온 길을 돌아보니 아쉬움만 가득하다.
김혜성은 "여러 가지로 아쉬운 시즌이다. 원래 잔 부상이 별로 없는데, 올해는 부상으로 좀 빠져서 그게 제일 아쉽다"면서 "1군에서 7년 동안 뛰었는데, 그게 쌓여서 올해 부상으로 온 게 아닌가 싶다. 그동안 몸을 너무 혹사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2018년 주전 내야수로 발돋움한 이후 김혜성은 올해까지 7시즌 동안 연평균 134경기에 출전했다.
한 시즌 팀이 치르는 경기가 144경기니, 1년에 고작 10경기 정도만 그라운드에 나오지 못한 것이다.

김혜성은 "경기에 나가려고 야구하는데, 좀 아프다고 안 나가면 아쉽다. 매일 나가고 싶은 마음인데, 올 시즌은 그러지 못해서 정말 아쉽다"고 했다.
올해 남긴 성적도 만족스럽지 않다.
삼진이 조금 줄어든 걸 빼면, 3할을 훌쩍 넘은 타율을 비롯한 대부분의 타격 지표가 스스로 실망스럽다고 했다.
또한 시즌 초반 주장을 맡았다가 팀을 잘 이끌지 못해서 결과적으로 팀이 올 시즌 최하위에 그치는 데 책임이 있다고도 말했다.
김혜성은 "제가 못해서 팀 성적이 이렇게 되지 않았나 싶다. 좀 더 책임감이 있었는데 아쉽다"면서 "대신 올해는 야구가 쉽지 않다는 걸 배웠다. 특히 몸 관리만큼 멘털 관리도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고 했다.

대신 근력 운동으로 근육을 자극하고, 훈련으로 기술을 보완하는 데 힘쓴다.
마치 직장인이 회사에서 일이 잘 안 풀린다고 퇴근할 때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잔뜩 일거리를 짊어지고 집에 돌아가는 격이다.
김혜성은 담담하게 "그런 부분이 제 단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스트레스의 원인은 야구가 마음대로 안 돼서다.
김혜성은 "다른 취미를 가진다고 해도 일시적으로 스트레스를 가리는 거다. 저는 훈련해서 야구가 잘 된다면 근본적인 원인을 지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론은 야구가 잘 돼야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했다.

빅리그 도전을 선언한 김혜성의 기량을 점검하기 위한 MLB 스카우트의 시선은 때로는 김혜성을 더 힘들게 했다.
그는 "관심 속에서 야구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었다"면서 "경기 중에 시선을 느끼진 않았다. 만약 느꼈다면 제 집중력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했다.
팬들에게 남기는 작별 인사는 다음 기회로 미뤘다.
김혜성은 "아직 인사를 남기고 싶지는 않다. MLB 구단과 계약이 된다면, 그때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연합뉴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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