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 린가드는 후반 12분 류재문 대신 투입돼 40여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하지만 단 하나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이에 김기동 경기 후 "린가드를 교체할까 고민했었다. 몇 분 뛰지 않는 선수가 몸싸움도 하지 않는다. '설렁설렁'하고, 90분 출전하는 선수보다 뛰지 못하면 선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름값'으로 축구할 것 같으면 은퇴한 선수들 데려다 놓으면 되는 것 아니냐"며 린가드의 태도를 꼬집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하루 한 번 미팅으로 얘기하는데, 말은 '청산유수'다. 그게 행동으로 나오지 않으니 안 되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린가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스토리에 "거짓말은 할 수 없다. 이 (부적절 단어) 같은 상황은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계속 노력하겠다"라는 인용문을 공유했다.
이어 그라운드에서 훈련하는 모습의 사진과 함께 "그것을 받아들이고, 과거를 버리고, 그것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믿음을 가지자"라는 캡션을 달았다.
또 무릎 수술 후에는 "성공적인 수술"이라는 문구와 함께 사진을 게시하면서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냈다.
그랬던 린가드가 또 '감동적인' 메시지를 올렸다.
린가드는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스토리에 "가끔 당신은 당신이 있을 것이라고 결코 생각하지 못했던 곳에 있게 되고, 당신이 결코 가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힘을 키우게 된다"라고 썼다. 명사 또는 시인이 쓰는 긍정적인 인생명언이다.
'결코 생각하지 못했던 곳'은 K리그이고, 그런 리그에서 반드시 뭔가 이룰 것이라는 의미로 보인다.
이에 영국의 골닷컴은 19일(한국시간) "린가드의 경험은 아시아에 진출한 다른 영국 선수들의 경험과 동일하다. 폴 개스코인의 중국에서의 짧은 활동과 게리 리네커의 일본에서의 활동은 외국 선수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직면할 수 있는 어려움을 상기시켜 준다"고 했다.
이어 "한국 축구의 맥락에서 린가드의 도전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K리그에서 성공을 거둔 외국인 선수도 있지만, 영향력을 발휘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 선수도 있다. 전 번리 공격수 앤디 쿡은 2020년 전 부산에서 많은 활약을 펼쳤는데, 이는 크리스 마스든이나 조던 머치와 같이 기억에 덜 남는 선수들의 활약과 대조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높은 수준으로 유명한 K리그는 일본의 J리그, 사우디아라비아의 프로리그와 함께 아시아 최고의 축구 리그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며 "린가드가 영국 해안에서 수천 마일 떨어진 새로운 환경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도전에 맞설 수 있을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고 적었다.
린가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 공식전 232경기에 출전해 35골을 터뜨린 '역대급 외국인 선수'로 K리그에 입성하면서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하지만 K리그 3경기에 출전해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해 비판을 받았다. 또 최근에는 무릎 부상 여파로 4경기 연속 명단에서 빠졌다. 결국 완치를 위해 수술대에 올랐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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