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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한국 축구, 히딩크가 필요하다...MLB '만신창이' 휴스턴, 70세 '노장군' 베이커 영입 후 안정 찾고 WS 우승

2024-02-19 11:04

거스 히딩크
거스 히딩크
2019년 미국프로약 메이저리그(MLB)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조직적인 '사인 훔치기' 사건이 터졌다. 마이크 파이어스 등 전 휴스턴 소속 선수들이 폭로한 것이다.

이들은 휴스턴이 2017년 다양한 방법으로 상대 팀 투수의 구종을 타자들에게 알려줬다고 했다. 휴스턴은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4승3패로 꺾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에 MLB 사무국은 조사를 했고 사실로 드러나자 휴스턴에 중징계를 내렸다.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당시 "휴스턴 구단의 사인 훔치기가 실제 경기에 영향을 미쳤는지 판단하긴 불가능하지만 그런 행동이 야기한 인식이 경기에는 상당한 해를 끼친다"며 사실상 '사인 훔치기'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이어 휴스턴의 제프 르나우 단장과 A.J. 힌치 감독에 대해 2020년 1년간 무보수 자격정지 조치하고 휴스턴의 2020∼2021년 신인 드래프트 1∼2라운드 지명권을 박탈했다. 또 500만 달러 벌금도 부과했다.

그러자 짐 크레인 휴스턴 구단주는 르나우 단장과 힌치 감독을 동반 해고했다.

휴스턴은 '사인 훔치기' 논란으로 만신창이가 됐다. 신뢰 회복이 급선무였다. 크레인 구단주는 70세의 더스티 베이커를 새 감독으로 영입했다. 베이커는 산전수전을 겪은 노련한 명감독 출신이었다.

베이커는 엉망진창이 된 팀을 맡아 빠른 시간에 선수단을 추스리는 놀라운 수완을 발휘했다.

베이커는 4시즌 동안 320승 226패를 기록했고 매시즌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다. 이 기간 두 차례 월드시리즈에 진출, 2022년 정상에 올랐다.

크레인 구단주는 2023시즌을 끝으로 베이커가 은퇴하자 "4시즌 전 그를 고용했을 때 우리는 그가 격동의 시기에 이 클럽을 이끌 적임자라고 느꼈다. 그리고 우리가 옳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가 현장에서 거둔 성공은 명백하며 그가 우리 선수, 조직, 커뮤니티에 미친 영향은 엄청났다. 그는 감독으로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인물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가 명예의 전당에 오른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그를 우리 감독으로 모시게 돼 영광이었다"고 덧붙였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아시안컵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무능한 위르겐 클린스만 때문에 만신창이가 됐다. 여기에 선수들 간 갈등 문제도 터졌다. 결국 축구협회는 클린스만을 해고했다. 휴스턴과 비슷한 상황이다.

문제는 누가 이 난국을 수습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성난 팬심을 누그러뜨리고 2026 북중미 월드컵 예선과 본선을 무사히 치를 수 있는 인물을 영입해야 하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적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클린스만에게 질렸으니 이번에는 한국인 감독을 뽑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외국인으로도 성공한 케이스가 적지 않다.

그러려면 능력과 함께 한국 정서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선수단을 조화롭게 장악할 수 있는 지와 덕을 겸비한 감독이 필요하다.

역대 대표팀 감독 중 가장 성공한 인물은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인공 거스 히딩크다.

그를 다시 감독으로 모시자는 말이 아니다.

베이커는 은퇴 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복귀했다. 감독이 아닌 사장 특별보좌역이다. 베이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10시즌 동안 감독으로 재임했다. 누구보다 샌프란시스코를 잘 알고 있다.

히딩크에게 대표팀 내에서 책임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맡기는 것도 지금의 총체제 난국을 극복할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선수단 군기 잡는 '호랑이' 감독을 선임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장기적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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