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클린스만 '면죄부'에 경질 명분 사라지나?...4강 참패 선수 분열 탓으로 돌릴 수 있어, 이미 신뢰도 바닥 '루비콘강' 건너

2024-02-14 21:52

위르겐 클린스만
위르겐 클린스만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경질 위기에서 극적으로 벗어날까?

축구 팬들은 무능함과 아시안컵 졸전, 태만한 근무 태도, 공감 능력 부족을 이유로 클린스만의 퇴진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시민단체는 축구협회장을 배임 혐의로 고발했고 일부 팬들은 시위까지 했다. 국회 국민동의청윈을 한 팬도 있었다. 분위기는 경질 쪽으로 기울었다.

그런데 돌발 사턔가 발생했다. 손흥민, 이강인 등이 요르단과의 4강 전날 회식자리에서 몸싸움을 벌여 손흥민이 손가락 탈고 부상을 입었다. 선수들 간 내분이 일어난 것이다. 고참들은 이강인을 요르단전에서 제외해줄 것을 클린스만에게 요청했으나 클린스만은 묵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분위기에서 요르단전에 임했으니 참패할 수밖에 없었다. 손흥민은 경기 후 대표팀 은퇴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후배들의 '항명'에 정나미가 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제 클린스만은 한국의 결승 진출 실패는 선수들 분열 때문이라고 강변할 수도 있게 됐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4강까지 간 것이 어디냐고 주장할 수도 있다.

선수 내분도 감독의 관리 부실에서 나왔다고 주장할 수 있으나 선수들 회식까지 감독이 개입할 수는 없다고 할 수도 있다. 감독과 선수들 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으면 몰라도 선수들 간 문제까지 감독이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클린스만이 선수 내분 사태로 '면죄부'를 받기는 어렵다. 한국정서상 선수 내분도 감독의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클린스만은 이미 축구팬들의 신임을 잃은 상태다. 회복하기 힘든 상황이다. 선수 내분 사태는 오히려 클린스만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 클린스만이 취임한 후 한국축구가 이 지경이 됐기 때문이다.

결국 클린스만은 선수 내분 사태에도 불구하고 '루비콘강'을 건넜다고 볼 수 있다.

축구협회가 클린스만을 경질할 명분이 없다며 미봉책을 내놓을 경우 걷잡을 수 없는 국민 저항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클린스만 경질과 선수 내분 사태는 별개의 사안이기 때문이다. 선수 내분 사태야 봉합 가능하지만 클린스만 문제는 치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