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니아포커스]'롯데가 봄데가 안되려면' 스트레일리-반즈-박세웅의 반전 절실해

2023-05-01 09:45

'4월은 잔인할 달'이라고 했지만 롯데자이언츠에게 '4월은 화려하고 멋진 달'이었다.

올시즌 처음으로 만원관중을 이룬 30일 사직경기에서 롯데가 8연승과 단독 1위를 한꺼번에 달성하자 팬들이 열광하고 있다.[롯데자이언츠 제공]
올시즌 처음으로 만원관중을 이룬 30일 사직경기에서 롯데가 8연승과 단독 1위를 한꺼번에 달성하자 팬들이 열광하고 있다.[롯데자이언츠 제공]
롯데는 4월을 마감하는 3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히어로즈와의 시즌 2차전에서 5-3으로 승리하며 무려 12년 9개월여인 4705일만에 8연승을 하고 그 보상으로 10년 8개월여인 3949일만에 단독 1위에 올라 사직 구장을 꽉 채운 2만2990명에게 가장 멋진 하루를 선사했다.

올해 FA로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를 보강했지만 상위권까지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은 롯데의 1위 도약은 그야말로 '깜작 선전'이나 다름없다.

항상 그렇듯이 이러한 선전에는 투타의 조화라는 수식어가 뒤따른다. 물론 롯데도 예외는 아니다.

8연승을 하는 동안 롯데는 44득점에 17실점을 했다. 평균득점은 5.5점에 실점은 2.1점밖에 되지 않는다.

높은 득점은 당연히 타자들의 몫이다. 제때 적시타를 날려준 덕분이다. 이동안 롯데는 263타수 68안타(타율 0.259) 5홈런을 기록했다. 홈런은 잭 렉스가 2개, 안권수가 지난 22일 NC다이노스전에서 멀티홈런을, 한동희가 20일 KIA타이거즈전에서 1개를 날렸다.

반대로 실점이 적은 것은 투수들의 호투 덕분이다.

8승에서 선발승은 단 두차례에 불과하다. '신흥 에이스'로 발돋움한 나균안과 찰리 반즈가 각각 한차례씩을 했고 나머지는 모두 불펜에서 승리를 챙겼다. 즉 선발보다는 불펜의 공이 크다는 뜻이다.

나균안은 올시즌 롯데의 제1선발이자 에이스로 확실한 자리를 굳혔다.
나균안은 올시즌 롯데의 제1선발이자 에이스로 확실한 자리를 굳혔다.
하지만 선발 가운데 나균안의 호투는 빼놓을 수 없다.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지 이제 3년차인 나균안은 21일 NC전에 구창모와 선발 맞대결을 벌여 7이닝 2실점으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으나 27일 한화전에서는 8이닝 무실점으로 쾌투하며 시즌 4승째를 올렸다. 이미 지난해 자신의 최다승과 타이를 이루었다.

여기에다 올시즌 5경기 가운데 4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했다. 그리고 나머지 1경기도 5이닝을 던졌다. 33⅔이닝 22피안타(피안타율 0.182) 11사사구 29탈삼진 5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은 1.34에 불과하다.

에릭 페디(NC) 아담 플럿코(LG)와 함께 다승 공동 선두를 이뤄 특급투수 반열에 올랐다는 의미나 다름없다.

나균안을 제외하고는 사실은 마무리의 공이 더 컸다.

8경기에서 선발이 소화한 횟수는 39⅔이닝에 15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이 3.40에 이른다. 나균안이 2경기에서 15이닝 2실점을 한 것을 제외하면 선발 6명은 24⅔이닝 13자책점으로 평균 4이닝에 평균자책점은 4.74나 된다.

반면 불펜 투수들은 33⅓이닝에 나서 단 3자책점만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0.81이다. 이마저도 22일 창원 NC전에 8-3의 넉넉한 점수차에 나선 최이준이 ⅓이닝 3실점을 했을 뿐 나머지 7경기에서는 무실점이다.

이에따라 마무리로 나서는 김원중의 1승4세이브를 비롯해 김진욱, 최이준, 한현희, 신정락, 김상수가 각각 1승씩을 챙겼고 구승민은 1세이브를 올렸다.

롯데 철벽 불펜을 책임지고 있는 김원중(왼쪽)과 김진욱[롯데자이언츠 제공]
롯데 철벽 불펜을 책임지고 있는 김원중(왼쪽)과 김진욱[롯데자이언츠 제공]
3년차에 접어든 김진욱은 10경기째 무실점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승계주자 실점도 단 한차례 밖에 하지 않았다. 구승민도 7경기 연속 무실점 중이고 김원중도 두차례 3실점씩을 한 적은 있지만 최근 8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어가고 있다. 그야말로 철벽 불펜이다.

롯데는 '봄데'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봄에 반짝하고 후반기에 들면 하위권으로 쳐져 버린다는 비아냥이 섞인 별명이기도 하다.

그래도 올시즌에는 11년만에 단독 1위까지 치솟았다. 이 여세를 몰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선발투수들의 분전이 필요해 보인다.

더구나 외인 원투펀치와 '안경에이스'로 사랑을 받은 박세웅의 반전이 절실하다.

댄 스트레일리는 KBO 4년차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복귀를 꿈꾸며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가 뒤늦게 복귀했지만 확실한 롯데의 원투 펀치 역할을 했다. 또 반즈는 '좌승사자'라는 말을 들으면서 지난해 12승을 올려 올해 125만달러에 재계약했다.

하지만 스트레일리는 올시즌 5경기에 나서 2패, 평균자책점이 5.82나 된다. KBO 리그 첫해인 2020시즌에 15승을 올리며 탈삼진 1위(205개), 평균자책점 2위(2.50)와는 전혀 딴 투수가 되어 버렸다.

반즈도 마찬가지다. 22일 창원 NC전에서 5이닝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기는 했지만 올시즌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7.58로 치솟았다. 아직 6이닝을 던진 경기도 없다.

여기에 국내파 제1선발을 맡았던 박세웅도 비슷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비FA로 5년 최대 90억원에 계약을 한 박세웅은 올해 4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5.12다. 역시 5이닝을 던진 것이 최다이닝이다.

불펜투수들은 매일 대기를 해야 한다. 그만큼 피로도가 높다. 거기에다 주자가 있는 위기 상황에서 등판하는 경기가 많다. 안타 1개만 맞으면 무너질 수도 있다. 불펜들의 부하를 덜어주기 위해서는 그만큼 선발들이 많은 이닝 소화가 필수적이다.

외인 원투펀치와 국내 1선발이 선발로서 제 몫을 해 주지 못하면 롯데의 1위는 순식간에 사상누각이 될 수도 있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