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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특급 유망주'에서 '마운드 중심으로' 탈바꿈한 이의리와 김진욱, 어디까지 진화할까?

2023-04-27 10:16

프로 3년차를 맞은 이의리(KIA타이거즈)와 김진욱(롯데자이언츠)이 서로 다른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25일 광주 NC전에서 역투하고 있는 이의리[연합뉴스 제공]
25일 광주 NC전에서 역투하고 있는 이의리[연합뉴스 제공]
이들은 닮은 꼴이 많다. 왼손투수에다 특급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달고 프로의 문을 두드렸다. 모든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KBO 리그의 좌완 계보를 이끌 수 있는 대형 투수 재목으로 손꼽았다.

고교시절은 김진욱이 앞섰다. 2020년 황금사자기 1회전에서 맞대결을 벌인 적이 있었다. 김진욱(당시 강릉고)이 6이닝 무실점, 이의리(당시 광주제일고)는 5⅔이닝 5실점으로 승패가 엇갈렸다.

굳이 이 덕분이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김진욱은 2021년 KBO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전체 1순위)로 계약금 3억7000만원을 받고 롯데 유니폼을 입었고 이의리는 1차지명으로 KIA에 입단했지만 3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프로에 입단해서는 이의리가 확실히 앞서 나갔다.

대표적인 사례로 하루 차이로 키움과 상대로 벌인 프로 데뷔전과 첫번째 맞대결을 들 수 있다.

이의리는 4월 8일 고척 키움히어로즈를 상대로 데뷔전을 가졌다. 5⅔이닝 3개의 볼넷을 내주며 3피안타 3탈삼진 2실점했다. 6회 2사 뒤 이정후에게 볼넷을 내 준 뒤 박병호에게 역전 2점 우월홈런을 허용한 것이 실점의 전부였다. 비록 역전을 당하기는 했지만 고졸 루키의 데뷔전으로는 성공적이었다. 다행히 KIA가 9회에 역전승을 하면서 패전은 면했다.

김진욱은 다음날인 4월 9일 똑같이 키움을 상대로 프로 데뷔전을 가졌다. 달랐다면 이의는 원정경기였지만 김진욱은 열렬한 부산팬들의 관심을 온통 한몸에 받는 홈경기였다.

이의리와 달리 김진욱은 5이닝 동안 삼진을 6개나 잡았지만 4개의 볼넷을 내주고 5안타를 허용하며 6실점했다. 여기에다 데뷔전 패전까지 안았다.

그리고 이의리와 김진욱은 프로 2번째 등판에서 첫 맞대결을 벌였다. 광주에서 였다.

이의리는 4이닝 3피안타 4볼넷 7탈삼진 3실점, 김진욱은 3⅔이닝 3피안타 6볼넷 2탈삼진 5실점했다. 김진욱 2연패.

이때부터 은연중 이의리가 한 수위로 평가받았다.

이의리는 꾸준하게 선발자리를 지킨 반면 김진욱은 4경기 연속 5실점 이상 허용하며 불펜으로 보직이 바뀌었다. 그리고 이의리는 평생에 단 한번의 기회가 찾아오는 신인상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둘 사이의 평가가 더 벌어졌다. 이의리가 붙박이 선발로 나서 프로 2년만에 두자릿 승리(10승10패)에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면서 확실한 KIA의 선발 한 자리를 꿰찼다. 반면 김진욱은 2군에 머무르는 시간에 많았고 14경기 가운데 12경기에서 선발로 나섰지만 오히려 프로 첫해 4승6패보다 더 적은 2승5패에 그쳤다.

이의리가 프로 2년만에 KIA 선발의 한 축으로 성큼 성장했다면 김진욱은 시간이 더 필요해 보였다. 그 필요한 시간의 일부분을 올해 스프링캠프에 앞서 호주리그인 질롱코리아에서 보냈다. 4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7.31. 2이닝 8실점, 5이닝 3실점, 5이닝 무실점, 4이닝 3실점으로 썩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26일 사직 한화전에서 6회 좌익수인 황성빈의 호수비에 환호하고 있는 김진욱[롯데자이언츠 제공]
26일 사직 한화전에서 6회 좌익수인 황성빈의 호수비에 환호하고 있는 김진욱[롯데자이언츠 제공]
아픈만큼 성숙해 지는 걸까?

올해들어 김진욱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필승조 불펜을 전담하면서 8경기 연속 무실점이다. 9⅔이닝 동안 볼넷이 7개로 많기는 하지만 안타는 단 1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위기에서 나서도 삼진(11개)을 뽑아내는 강한 멘탈도 돋보였다.

특히 4월 26일 사직 한화전에서는 2-1로 앞선 6회 1사 2, 3루 위기에서 등판해 김태연을 삼진, 최재훈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무실점을 막아내 롯데의 5연승에 힘을 보탰다.

이의리도 5경기에 선발로 나서 2승2패를 했지만 내용면에서는 지난 2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다. 평균자책점이 1.99밖에 되지 않는다.

이의리의 달라진 모습을 확인한 좋은 기회는 지난 19일 사직 롯데전이다. 3회 무사에 2개의 안타로 볼넷으로 내준 무사 만루 위기에서 롯데의 중심타선인 잭 렉스-전준우-안치홍을 모두 삼진을 돌려 세우며 무실점을 했다. 그러자 4회초에 KIA타선이 폭발하면서 5득점하는 빅이닝을 만들어냈다.

이처럼 이의리는 올해 주자 1, 2루에서 볼넷을 5개나 내주면서 만루 위기를 자초하면서도 점수를 내 준 것은 지난 25일 NC다이노스전에서 도태훈에게 밀어내기 몸맞는 볼로 득점을 내 준것을 제외하고는 아직 안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김진욱의 평균자책점 0점이나 이의리의 만루에서 무안타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는 없다. 아직도 여전히 제구력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또 김진욱은 언젠가는 불펜이 아닌 붙박이 선발로 나서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3년차에 접어든 김진욱과 이의리가 팀의 마운드 중심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제는 '유망주' 꼬리표를 떼어 낼때가 된 것 같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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