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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정태화의 사람 '人']"대학야구는 고교야구의 마지막 보루, 결코 포기할 수 없어' 한국대학야구연맹 이광권 사무처장

2023-04-03 10:46

‘대학야구 활성화=프로야구 발전’ 인식 가져야

한국대학야구 이광권 사무처장은 "대학야구는 숫적이나 양적으로 늘어난 고교야구의 마지막 보루로 우리나라 야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국대학야구 이광권 사무처장은 "대학야구는 숫적이나 양적으로 늘어난 고교야구의 마지막 보루로 우리나라 야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프로야구가 장기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학야구 활성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한국대학야구연맹 이광권 사무처장(69)은 요즘 만나는 사람들에게마다 “대학야구를 살려야 한다”고 호소를 한다. 호소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읍소(泣訴)에 가깝다. 지난해 7월 대학야구연맹이 최준상 회장 체제로 개편되면서 살림살이를 도맡는 사무처장으로 부임해 대통령배와 U-리그 왕중왕전을 치르면서 대학야구의 열악한 현실에 눈이 뜬 이광권 처장은 “대학야구가 프로야구의 인기에 힘입어 양적으로는 엄청난 팽창을 했으나 질적으로는 오히려 퇴보해 엘리트 스포츠의 마지막 보루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광권 처장은 프로야구 1세대 출신으로 지금까지 야구인으로 다양한 활동을 했다. 경기상고-인천대와 실업야구인 한국전력을 거쳐 1982년 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MBC 청룡(현 LG 트윈스)에서 투수로 활약한 이 처장은 1985년 현역에서 은퇴를 한 뒤 1996년 KBS 야구 해설위원을 시작으로 SBS, JTBC, skySports에서 해설위원으로 활동했고 2001년부터는 한화 이글스에서 투수코치를 역임하고 설악고등학교 야구감독도 지냈다. 지난해 7월에 열린 한국대학야구연맹 회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최준상 회장과 한국전력에서 같이 활동한 인연으로 사무처장을 맡아 이제는 야구행정가로 변모했다.

오는 4월 6일 홍천·횡성·포항·군산월명야구장에서 4개조로 나누어 시작되는 2023년도 KUSF 대학야구 U 리그 개막을 앞두고 이 처장을 만났다.

경기 절대수 태부족으로 엘리트 스포츠로 역할 못해

- 대학야구의 시즌오픈이 다가 왔습니다.
▲ 2023년도 대학야구는 KUSF(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 U-리그 예선전을 시작으로 시즌이 시작됩니다. 2년제·3년제·4년제 대학에 관계없이 전국 47개 대학을 4개 권역으로 나누어 4월 6일부터 6월 9일까지 열립니다. A조는 11개팀이 강원도 홍천에서, B조는 12개팀이 강원도 횡성, C조는 12개팀이 경북 포항, D조는 12개팀이 군산월명야구장에서 풀리그로 예선전을 벌입니다. 여기서 각조 상위 6개팀, 즉 24개 팀이 9월 11일부터 22일까지 서울 목동구장에서 왕중왕전을 벌입니다.


- U 리그 이외의 다른 대회는?
▲ 방학을 맞아 7월 1일부터 10일까지 홍천야구장에서 전국대학야구선수권대회와 7월 26일부터 8월 4일까지 대통령배전국대학야구대회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전국대학선수권대회는 올해가 78회이고 대통령배는 57회나 되는 역사와 전통이 있는 대회입니다. 세계 무대에서 한국야구를 빛낸 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이 이 대회를 통해 배출됐고 초창기 우리나라 프로야구의 젖줄 역할을 한 대회들입니다.

- 전체적으로 대회 수가 지나치게 적은 것 같은데?
▲ 그렇습니다. 대학야구 대회는 단 3개 뿐입니다. 하위권으로 쳐진 팀은 U리그에서 10~11경기, 대학선수권과 대통령배 2개 대회에서 2~3경기 정도로 1년에 기껏해야 15경기 내외밖에 하지 못합니다. 상위권이라고 하더라도 25경기가 채 되지 않습니다. 이런 형편으로는 대학야구 활성화나 경기력 향상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엘리트스포츠의 마지막 보루로서 대학야구가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김성근 전 감독(오른쪽)과 함께 SBS스포츠에서 프로야구 해설을 한 이광권 사무처장
김성근 전 감독(오른쪽)과 함께 SBS스포츠에서 프로야구 해설을 한 이광권 사무처장
수업 일수 등으로 대회 신설에도 제약따라


- 연맹이 대회 신설에 소극적인 탓은 아닌지?
▲ 연맹에서 대회를 신설하고 싶어도 현재는 제약이 뒤따릅니다. 여름 방학에는 2개 대회가 열리게 돼 방학 중에는 대회를 신설할 수 있는 여지가 없습니다. 그리고 U-리그가 평일인 목~금요일 이틀 동안 열리면서 학생선수들의 ‘출석인정 결석 허용일수’를 모두 채우게 돼 대회를 신설하더라도 대학팀들이 대회에 출전할 수가 없는 형편입니다. 최소한 U-리그를 토~일요일에 하면 그나마 출석인정 결석 허용일수에 여유가 있겠지만 토~일요일에는 사회인야구팀에게 야구장을 할애하는 바람에 대학야구팀들이 경기를 할 수 있는 야구장이 없습니다.

- 학생선수들의 ‘출석인정 결석 허용일수’가 배로 늘어났는데?
▲ 지난 1월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2023년 3월 1일부터 학생선수들의 출석인정 일수를 초등학교 20일, 중학교 35일, 고등학교 50일로 확대했습니다. 모두 종전보다 배가 늘어났습니다. 이 덕분에 고등학교 이하 학생선수들은 한결 원활하게 운동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대학은 여기에서 제외됐습니다. 따라서 대학선수들은 확대 혜택을 받지 못합니다. 이는 우리 대학야구뿐만 아니라 대학배구, 대학농구팀 등도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입니다. 이 바람에 기존 대회 이외에 또 다른 대회를 신설하거나 학생선수들이 훈련을 하는데도 많은 제약이 따르고 있습니다.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학교 학생선수들에 대한 출석인정 일수 확대가 절실합니다.

- 대학야구의 질적 저하도 심각한 수준인데?
▲ 고교 우수선수들은 모두 프로에 지명됩니다. 프로에 지명되지 못한 선수들 대부분이 대학에 진학을 합니다. 극히 소수의 대학을 제외하면 고교 선수들의 수준에 못미치는 것이 현실입니다. 여기에다 대학에 들어오더라도 고교시절보다 훈련이나 대회 일수가 더 적습니다. 특히 대학에 입학후 수업시간 공백 때문에 오전에 몇 명 선수가, 오후에 몇 명이 모여서 훈련을 해야 합니다. 정상적으로 훈련을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멘탈 스포츠이기도 한 야구는 꾸준하게 반복되는 훈련을 통해 완성이 되는데 이런 현실에 수준 향상을 기대하는 것은 그야말로 사상누각이나 다름없습니다. 또한 9월 중순에 모든 대회가 끝나고 나면 기술적인 면과 체력 향상 등을 위해 추운 겨울이 오기 전까지 약 4개월의 시간은 선수들에게 대단히 중요합니다. 이 시기에 경기를 통해 노출된 자신의 장단점을 보완해야 하는데 현재 교육체제에서는 아예 불가능합니다. 방학 이외에 경기를 하게 되면 학교측은 예산 삭감 등 불이익을 받습니다. 제도가 바뀌지 않으면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 대학팀들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늘어난 탓은 아닌지?
▲ 지금 전국 야구를 육성하는 고등학교는 80개교에 이릅니다. 이들 학생선수들은 대부분 초등학교 3~4학년때부터 프로선수를 꿈꾸며 야구를 시작했습니다. 한 학교당 매년 10명씩 졸업한다고 하면 연간 800명의 학생선수들이 나오는 셈입니다. 이 가운데 프로에 지명되는 선수는 10개 구단에 10명씩 100명입니다. 그러면 나머지 700명은 갈 곳이 없습니다. 대학야구팀은 이런 선수들이 프로선수의 꿈을 키워 줄 수 있는 마지막 보루나 마찬가지입니다. 대학야구를 더 활성화시키고 발전시켜야 하는 당위성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대학선수들의 프로 진출 경우는?
▲ 2022년의 경우 대학선수의 프로 진출은 18명입니다. 이 가운데 10명은 연습생으로 차출되었습니다. 지난해부터 도입된 대학 2학년이 지난 뒤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는 얼리드래프트 시행으로 4년제 대학의 경우 두 차례 프로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대학 연습생으로 입단한 선수가 고졸 연습생과의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확률은 약 20%에 불과합니다. 결국은 연습량 부족이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그만큼 고교선수가 대학선수에 견주어 더 많은 시간 훈련을 하고 대회에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많은 덕분입니다.

연맹 행정 투명화로 2~3년내에 법인화 목표

- 대학야구 활성화가 되어야 하는 명분이 있다면?
▲ 엘리트야구는 제자리 걸음인데 프로야구는 성장하고 발전한다는 말은 허구입니다. 프로야구 선수의 젖줄이 대부분 고졸 선수들이므로 대학야구 발전이나 활성화에 대해서는 도외시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한국 야구를 뿌리 째 흔드는 단견 중의 단견입니다. 왜냐하면 고교를 졸업하는 많은 선수들이 갈 자리를 잃는다면 어느 순간 고교 선수도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대학야구는 고교야구를 지탱하게 해주는 힘이자 근원입니다. 따라서 대학야구의 활성화는 고교야구에 더 많은 우수선수들을 양성할 수 있는 보루입니다. 사실 지금 대학야구는 고사직전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프로구단이나 KBO가 좀 더 대학야구 발전이나 활성화에 더 많은 신경과 지원을 쏟아야 할 시기입니다.

- 그동안 연맹의 부실화가 발전을 자초했다는 비난도 있는데?
▲ 대한야구협회(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독립해 2012년 12월에 출범한 대학연맹이 그동안 부실화되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인정합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대학연맹은 집행부의 부정행위와 재정난으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송사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제대로 각종 서류도 비치되어 있지 않고 회장에 따라 연맹 사무실이 이곳 저곳으로 옮겨 다닐 정도로 행정적으로 문제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2022년 8월 1일부터 최준상 회장이 보궐선거를 통해 취임한 뒤로 ‘원칙에 따른 연맹 운영’을 슬로건으로 모든 행정 조직을 정비하고 각종 서류들을 정상적으로 비치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개설, 정관 개정도 이루었고 최준상 회장의 공약 1호인 대학선수 등록비 면제 등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간 많은 불협화음과 부정이 만연해 제대로 인정을 받기 까지에는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투명한 행정을 통해 2~3년내에 사단법인화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프로야구 원년 MBC청룡 시절의 이광권(가운데)과 이원국(왼쪽) 정순명 선수
프로야구 원년 MBC청룡 시절의 이광권(가운데)과 이원국(왼쪽) 정순명 선수
- 프로야구 원년 멤버인데?
▲ 나는 어깨부상으로 선수 생명이 짧았습니다. 1982년에 MBC 청룡에 입단해 1983년 전기리그 우승을 이끄는데 힘을 보탰지만 이후 1985년 현역선수에서 은퇴할 때까지 3년의 시간은 통증과 싸워야 하는 인고의 시간이었습니다. 코치의 권유로 통증 완화 주사를 맞고 약을 복용하면서 살아남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지만 얼마가지 못했습니다. 짧은 선수생활은 그야말로 나에게는 충격이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현장에서 선수들을 지도할 때는 가장 강조했던 부분이 공부와 부상방지를 특히 강조했던 기억이 납니다.

- 요즘의 프로야구에 대해서는?
▲ 지금은 초창기와 견주어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모든 여건이 좋아졌습니다. 상대선수들에 대한 기술적인 분석에서부터 부상 방지를 위한 각종 훈련 방법, 그리고 부상을 당했을때의 처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엄청나게 발전했습니다. 이처럼 모든 환경이 좋아졌지만 오히려 훈련은 예전에 견주어 줄어들었다는 인상을 지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1이닝을 던지는 불펜투수나 마무리 투수들은 던지는 공 개수가 20~30개만 되어도 구위가 확연히 떨어집니다. 훈련때 100개의 공을 던질 수 있어야 실전에서도 100구를 던질 수 있습니다. 프로선수는 첫째도 훈련, 둘째도 훈련, 셋째도 훈련입니다. 훈련을 게을리하면 스스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후배 선수들이 명심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한국야구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을 했는데?
▲ 야구인의 한사람으로 가슴이 아픕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자업자득이란 생각도 지울 수 없었습니다. 프로야구는 몇몇 우수선수들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프로의 젖줄이 되는 아마야구가 뒷받침이 필수적입니다. 프로의 발전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아마야구가 힘을 보태기 위해서는 리틀야구에서부터 초·중·고·대학에 이르기까지 일관성있게 정책이 필요합니다. 리틀야구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야구가 활성화되어야 하듯이 80개에 이르는 고등학교 야구팀들이 제 자리를 잡고 프로가 원하는 우수선수들을 양성하는 전당이 되기 위해서는 또한 대학야구가 제대로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대학야구의 활성화를 절대로 미룰 수 없는 이유입니다.
[정태화의 사람 '人']"대학야구는 고교야구의 마지막 보루, 결코 포기할 수 없어' 한국대학야구연맹 이광권 사무처장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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