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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속의 기회' 42번째 맞는 KBO 리그, 감독 지략 대결에 순위 판도 요동 친다

2023-03-29 09:05

42번째 시즌을 맞는 2023 KBO 리그가 4월 1일 팀당 144경기, 총 720경기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야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42시즌째를 맞는 2023 KBO 리그가 4월 1일 5개 구장에서 동시에 개막, 팀당 144게임의 대장전에 들어간다. 사진은 잠실 두산 관중들의 응원모습[사진 두산 베어스]
야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42시즌째를 맞는 2023 KBO 리그가 4월 1일 5개 구장에서 동시에 개막, 팀당 144게임의 대장전에 들어간다. 사진은 잠실 두산 관중들의 응원모습[사진 두산 베어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으로 한국야구가 위기를 맞았다는 우려가 팽배하지만 올시즌 프로야구도 각종 흥행요소는 풍부하다.

올시즌을 끝으로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KBO 리그 최고 타자 이정후(키움)에 쏠린 관심은 시즌 내내 이어질 전망이고 30명 가운데 17명이나 바뀐 외국인선수와 수준급 새내기들의 등장은 팬들의 눈길을 사로 잡기에 충분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에서 겨울을 보내는 바람에 훈련부족과 부상선수에 신음하던 지난 2년과는 달리 올해는 10구단이 모두 따뜻한 해외에서 스프링캠프를 차리면서 충분한 훈련을 통해 최고 효과를 얻었다고 자부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올해도 예년과 다름없이 정규리그 개막을 앞두고 4강4중2약이니 3강4중3약, 4강5중1약 등 각종 예상들이 난무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지난해 통합우승의 SSG, 최근 10년 사이 9번이나 가을야구에 나선 키움, 우승에 목말라하는 LG와 4년 포스트시즌 진출한 kt를 공통적으로 가을야구에 가장 근접한 팀으로 꼽는다.

여기에 두산과 KIA, 롯데가 5위 자리를 두고 다투고 삼성과 NC 한화가 하위권 후보들이란 것이 상당수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전력이 평준화됨으로써 그 어느때보다 가을야구를 향한 치열한 순위다툼이 벌어질 것이라는데는 의견을 함께 하고 있다.

즉 올시즌에는 아무리 꼴찌팀이라도 승률이 4할대에 이르고 지난해처럼 1, 2위가 6할대 승률까지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런 근거에는 하위권을 도맡아 했던 한화와 롯데가 나름대로 알차게 전력 보강을 했다는 점을 들고 있다.

3년 연속 꼴찌인 한화가 내부 FA 장시환에다 외부 FA인 채은성 이태양 오선진을 영입한데 이어 사인앤트레이드로 이명기까지 받았다. 여기에 5선발 후보인 한승혁도 트레이드로 받아 들였다. 여기에다 150㎞ 중반대를 가볍게 던지는 2년차 문동주와 새내기인 김서현까지 가세했다.

타선도 무시못하게 바뀌었다. 외부 FA의 합류는 지난해 3할 타자 한명도 배출하지 못한 내부 타자들의 투혼을 일깨우는 역할을 했다. 시범경기이기는 하지만 노시환의 홈런포가 살아나고 정은원 박정현 최재훈 김태연에다 5년차를 맞는 이원석, 새내기 문현빈도 기대 이상이다.

또 통산 41시즌 동안 두 차례 우승, 1999년 한국시리즈 진출 이후 아직까지 한 번도 한국시리즈 경험을 하지 못해 하위권 팀으로 이미지가 굳은 롯데는 최대 약점으로 꼽힌 포수 자리에 FA 유강남을, 그리고 선발요원인 한현희와 내야수 노진혁을 FA로 영입한데 이어 다른 팀에서 방출된 투수 차우찬 김상수 신정락 윤명준과 포수 이정훈, 외야수 안권수까지 받아 들이면서 전력이 대폭 향상됐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한 뒤 지난해 9위로 미끌어진 두산은 FA 역대 최고액인 152억원으로 양의지를 4년만에 컴백시키고 ‘국민타자’ 이승엽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신임 이승엽 감독이 아직 지도자 경험이 전혀 없어 약점으로 꼽히고 있지만 '우승 청부사'나 다름없는 양의지의 가세는 두산으로서는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이러한 지난해 하위권 팀들의 전력 보강과는 달리 7위 삼성은 내야수 김상수와 오선진이 빠지고도 외부 영입은 하지 않았고 NC도 내부 FA 박민우를 잔류시키고 양의지가 빠진 자리를 박세혁으로 메꾸었으나 원종현 노진혁 이명기가 빠지면서 외형상으로는 전력이 오히려 약화되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지만 삼성과 두산은 올해 다른 8개 팀과는 스프링캠프에서 다른 행보를 보였다. 다른 8개 팀이 미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1, 2차로 스프링캠프를 마친 것과 반대로 삼성은 일본에서 1, 2군이 함께, 그리고 두산은 호주에서만 스프링캠프를 마쳤다.

KBO 리그 레전드로 동갑내기인 박진만 감독(왼쪽)과 이승엽 감독은 올해 가장 많은 훈련으로 하위권 탈출을 꿈꾸고 있다.
KBO 리그 레전드로 동갑내기인 박진만 감독(왼쪽)과 이승엽 감독은 올해 가장 많은 훈련으로 하위권 탈출을 꿈꾸고 있다.
더구나 두산 이승엽 감독과 삼성 박진만 감독은 "훈련에 흘린 땀방울이 그대로 성적으로 나타난다"고 믿는 훈련신봉자들이다. 이 바람에 두 팀은 예년에 경험하지 못한 역대로 가장 많은 훈련량을 소화했다고 할 정도로 지옥훈련을 했다. 이 결과가 시즌 성적표에 어떻게 찍히게 될지도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처럼 각 팀들의 전력이 상당한 평준화를 이룬 가운데 순위 판도 변수로는 나름대로 형성된 라이벌과의 싸움에다 사령탑의 지략 대결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도자 경험없이 곧바로 사령탑이 된 이승엽 두산 감독과 염경엽 LG 감독의 잠실 라이벌 대결,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과 준우승으로 희비가 엇갈린 김원형 SSG 감독과 홍원기 키움 감독의 복수 대회전도 불거리다.

여기에 감독대행에서 정식 감독이 된 강인권 NC 감독과 박진만 삼성 감독, 외국인감독인 래리 서튼 롯데 감독와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이 계약 마지막해에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관심거리다.

WBC에서 1라운드 탈락으로 '강철 매직'에 흠집이 난 kt 이강철 감독의 명예 회복도 걸려 있고 당당히 올시즌 우승이 목표라고 호언 장담한 KIA 김종국 감독이 그려낼 올시즌 성적표도 지켜볼만 하다.

이에 따라 올시즌에는 가을야구에 진출할 수 있는 5개 팀에 못지 않게 어느 팀이 꼴찌를 하느냐도 초점 가운데 하나다.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한화가 또 꼴찌를 한다면 8개팀 체제이던 2001~2004년, 4년 연속 꼴찌를 한 롯데에 이어 사상 두 번째 4년 연속 꼴찌의 불명예를 쓰게 되고 NC는 2018년 이후 5년만에, 그리고 삼성은 사상 첫 꼴찌로 전락하게 된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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