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선을 1승 2패로 겨우 통과한 조재호. 기껏 16강에 올랐지만 16명 중 16위여서 1위와 싸우게 되었다. 1위는 디펜딩 챔피언 쿠드롱. 투어 대회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한 강적 중의 강적이었다.
‘헛 일을 한 게 아니었을까’ 하는 회의감도 들었지만 승부는 아무도 모르는 일. 특히 그것이 '요지경 속 당구'라면 더욱 그렇다.
미리 보는 결승전 답게 1 세트부터 치열했다. 선공에 나선 조재호가 1 이닝부터 4점-6점-3점으로 치고 나갔다. 쿠드롱이 지지 않고 1점-4점-7점을 쳤다.
10:1일때만해도 쉬워 보였는데 3 이닝에서 보니 고작 1점 차였다.
그러나 조재호의 마지막 샷이 더 강했다. 4 이닝 동안 쉬지 않고 달려 모자라는 2점을 뱅크 샷으로 처리했다.
2 세트는 5 이닝 승부였다. 쿠드롱이 4 이닝에서 ‘분노의샷’으로 8연타를 쏘았다. 걸린 시간은 1세트 18분, 2세트 12분이었다.
치고 받은 후의 3 세트. 잠시 주춤했던 조재호의 샷이 다시 살아났다. 조재호가 3 이닝에서 5 연타를 쏘자 쿠드롱이 4 이닝 8 연타로 엎었다. 하지만 기세가 오른 조재호가 6이닝 7연타로 다시 뒤집으며 바로 마무리 했다.
천하의 쿠드롱도 밀리기 시작하니까 보통 선수와 다를 것 없었다. 4 세트 초반 어렵지 않은 공을 세 차례나 놓치면서 4 이닝 까지 1점 밖에 올리지 못했다.
1 이닝 5 연타로 승기를 잡은 조재호는 4 이닝 연속 득점으로 13점까지 내달렸다. 그리고 6 이닝에서 2점을 쏘며 쿠드롱을 16강에 주저 앉혔다.
쿠드롱을 넘어섰지만 다음 8강전 길도 깔딱 고개다. 쿠드롱과 쌍벽인 카시도코스타스와 4강행을 다투어야 한다. 카시도코스타스는 박주선을 3-0으로 완파했다.
강동궁은 사파타를 3-0으로 눌렀다. 사파타는 21년 초대 왕중왕. 당시 그와 결승에서 붙어 4-5로 석패, 3억원을 놓쳤다.
국내 최강 조재호와 강동궁이 거의 같은 시간대에 초대와 2대 왕중왕을 누르고 8강에진출, 한국인 첫 왕중왕 탄생의 희망을 던졌다.
조재호와 강동궁은 그룹이 틀려 결승에서나 만난다.
이로써 8강전은 조재호-카시도코스타스, 강동궁-이영훈, 김영섭-마르티네스, 팔라존-몬테스의 대결장이 되었다.
8강전에서 이길 경우 조재호는 팔라존-몬테스 승자와, 강동궁은 마르티네스-김영섭 승자와 결승 행을 다툰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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