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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와 강백호, 서로 다른 의미로 맞는 2023시즌 두 천재타자가 다시 라이벌 구도 만들까?[마니아포커스]

2022-12-15 09:35

라이벌은 서로를 더욱 강하게 하고 더 높은 곳으로 끌어 올리는 촉매 역할을 한다. 라이벌이 없다면 스스로 나태해지기 마련이고 덩달아 앞으로 나아가는 속도도 더디기 마련이다.

타격 5관왕에 오르며 2022시즌을 최고의 해로 만든 이정후는 2023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타격 5관왕에 오르며 2022시즌을 최고의 해로 만든 이정후는 2023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2022 KBO 리그는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의 독무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았다.

타율(0.349)은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했고 타점(113점), 최다안타(193안타), 출루율(0.421), 장타율(0.575)를 석권하며 타격 5관왕에 올랐고 정규시즌 MVP까지 거머 쥐었다. 여기에 개인 첫 20홈런도 넘어섰다.

오프시즌에서 각종 상을 휩쓸었으며 골든글러브는 역대 외야수 부문에서 전설이 된 장효조의 5년 연속과 타이를 이루었다. KBO 무대가 좁아 보이는 것이 당연한 것 처럼 느껴진다.

이에 이정후는 2023시즌을 잘 마무리한 뒤 2024시즌에는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고 키움 구단측도 적극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이정후가 올시즌 KBO를 평정했지만 SSG 랜더스가 KBO 리그 41년사에 처음으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거머 쥔 것처럼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타격 모든 부문에서 독주만 한 것은 아니었다.

바로 라이벌이 있었다. 올시즌 이정후의 라이벌은 외인타자 2년차를 맞은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였다.

이정후와 피렐라는 정규리그 130게임때까지 타격 전 부문에서 시소 게임을 펼쳤다. 막판에 이정후의 타격이 더욱 매서워지면서 역전을 시켰지만 이전까지는 피렐라가 오히려 독무대를 이루기도 했었다.

호세 피렐라는 이정후가 올시즌 막판까지 라이벌구도를 형성했지만 2%가 부족하면서 2위로 밀려났다.[삼성 라이온즈]
호세 피렐라는 이정후가 올시즌 막판까지 라이벌구도를 형성했지만 2%가 부족하면서 2위로 밀려났다.[삼성 라이온즈]
결국 이정후는 자신이 5관왕을 한 타격 5개 부문에서 모두 피렐라를 2위로 밀어냈다.

그렇지만 이정후도 피렐라에게 뒤진 것이 있었다. 바로 득점과 홈런이었다. 피렐라가 첫 개인타이틀을 따낸 득점(105득점)에서는 17점 뒤진 85득점으로 6위에 그쳤고 28개 홈런으로 홈런더비 2위인 피렐라에는 5개가 적은 23개로 공동 5위였다.

올해 이정후 라이벌이 피렐라였다면 지난해까지 이정후의 라이벌은 1년 후배인 강백호(kt 위즈)였다.

2017년 신인왕에 오른 이정후에 이어 2018년 신인왕에 오른 강백호는 지난해까지 4시즌 연속 이정후와 라이벌로 비교가 되곤 했다.

강백호는 2018년 3월 24일 광주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서 신인타자로 개막전 데뷔 첫 타석에서 홈런을 날리며 강한 인상을 심어주며 '괴물 신인'이란 별명을 얻은 뒤 이후 '천재 타자'로 몇계단을 상승하며 이정후와 함께 KBO 리그를 이끌 타자로 자타가 공인했다.

특히 2021시즌에는 8월 중순까지 4할대를 오르내려 프로원년의 백인천 이후 첫 '4할 타율 타자' 등장까지 기대케 하기도 했지만 결국 막판 지나치게 타율을 의식한 배팅에 치중하면서 오히려 이정후에게 역전을 당해 타격 1위 자리를 빼앗기고 말았다.

하지만 강백호는 이해 kt의 통합우승에 한몫을 해 비록 개인성적에서는 뒤졌지만 이정후보다 먼저 우승반지를 끼는 영광을 안았다.

2021시즌까지만해도 이정후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강백호는 올해 두 차례 큰 부상이 발목을 잡으면서 존재감이 희미해졌다.
2021시즌까지만해도 이정후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강백호는 올해 두 차례 큰 부상이 발목을 잡으면서 존재감이 희미해졌다.
그런 강백호가 2022시즌에는 존재감이 사라지고 말았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발가락을 다쳐 54게임째만인 6월 4일 수원 KIA전에 어렵게 돌아왔으나 7월 1일 수원 두산전서 햄스트링 파열로 8월 17일 수원 키움전에 복귀하기까지 다시 46일을 쉬어야 했다.

큰 부상을 두 차례 당하는 사이 강백호는 타격 리듬과 밸런스가 완전히 흐트러지면서 9~10월에도 타격 페이스를 좀처럼 올리지 못하고 시즌 62경기서 타율 0.245 6홈런 29타점 24득점 OPS 0.683에 그쳤다. 아예 한해를 지우고 싶을 정도의 역대 최저였다.

이제 이정후와 강백호는 2023시즌을 다른 의미로 맞게 된다.

이정후가 더 큰 무대로 도약하기 위한 시즌이라면 강백호는 몇 계단 앞서가는 이정후를 따라잡기 위한 재기의 시즌이다. 강백호가 주춤한 사이 두 천재 타자 간극은 더욱 커져 버린 셈이다.

2023시즌에 두 천재 타자가 다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 주기를 팬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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