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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소년가장' 모로코 사비리, 벨기에 침몰 한 방

2022-11-28 02:21

벨기에와의 경기에서 골을 터트리며 모로코의 리를 이끈 사비리. [사진=연합뉴스]
벨기에와의 경기에서 골을 터트리며 모로코의 리를 이끈 사비리. [사진=연합뉴스]
이민 가족의 '소년 가장' 사비리가 큰 일을 해 냈다.

모로코는 27일 카타르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대회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벨기에를 사비리와 자카리야 아부할랄(22·툴루즈)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치열한 공방을 펼치던 균형이 깨진 건 후반 28분 터진 사비리의 '한방'이었다.

페널티박스와 왼쪽 터치라인 사이 지점에서 올란 온 프리킥을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첫 골을 터트렸다.

교체 투입 5분 만에 나온 이 골은 11월 28일생인 사비리가 생일 하루 전에 터뜨린 '생일 자축포'.

모로코 태생의 사비리는 3세 때 독일로 건너온 이민자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줄곧 살았던 그는 2017년 독일 매체 빌트와 인터뷰에서 어렵게 성장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게 축구에 매진한 동기다.

프로에 입성한 이후 받은 임금은 부모의 집세를 내는 데 쓰였다.

사비리는 독일 2부리그의 뉘른베르크, 파더보른, 허더즈필드(잉글랜드), 아스콜리(이탈리아) 등 유럽 각지의 클럽을 전전했다.

그는 잦은 이적에 대해 "직관적으로 결정할 일이 많다는 걸 배웠다"고 고백했다.

독일 21세 이하 대표팀에도 활약한 그는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중요한 '직관적 결단'을 내렸다.

월드컵 출전을 위해 출생지 모로코 대표팀에서 뛰기로 한 것.

모로코 사비리가 골을 넣은 후 동료 선수들과 응원단이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모로코 사비리가 골을 넣은 후 동료 선수들과 응원단이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모로코 사비리의 슛이 벨기에 골문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모로코 사비리의 슛이 벨기에 골문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비리는 교체 투입 5분 만에 월드컵 무대에서 골 맛을 봤다.

모로코는 24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귀중한 1승을 추가했다.

모로코는 1998년 프랑스 대회 조별리그 3차전에서 스코틀랜드를 3-0으로 제압한 이후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2무 2패만을 기록했다.

모로코는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벨기에에 0-1로 패했다. 이날 벨기에를 이긴 것은 28년 전의 패배를 설욕한 것이다.

모로코는 1승 1무, 승점 4로 벨기에(승점 3·1승 1패)를 2위로 밀어내고 조 선두로 나섰다.

[전경우 마니아타임즈 기자/ckw86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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