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스페인 대 코스타리카 경기. 후반 29분 스페인의 가비(왼쪽·18·FC 바르셀로나)가 득점한 뒤 동료 알레한드로 발데(19·FC 바르셀로나)에게 축하받고 있다. 스페인은 이날 7-0으로 대승했다. [사진=연합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2112417272701454a5b6bbcc6e11634136173.jpg&nmt=19)
동네 축구도 아닌 월드컵에서 나온 스코어가 맞나 싶을 정도로 큰 점수다.
축구 스포츠 통계 전문사이트 옵타는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7점 차 승리는 최다 점수 차 공동 7위라고 밝혔다.
가장 큰 점수 차 경기는 9점으로, 그동안 총 세 차례 나왔다.
세 번의 9점 차 경기 중 하나가 한국이다. 9점차 승리가 아닌, 9점차 패배다.
1954년 스위스 대회에 참가했던 대한민국이 헝가리에게 0-9로 패한 것이다.
전쟁이 끝난지 1년이 지난 당시 가장 가난한 나라였던 대한민국 선수들의 이야기는 눈물겹다.
도쿄에서 미군 수송기를 얻어타고 5번이나 비행기를 갈아탄 끝에 64시간 만에 스위스에 도착했다.
![1954년 스위스월드컵에서 한국은 헝가리에게 0-9로 패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2112417342409853a5b6bbcc6e11634136173.jpg&nmt=19)
개막 후 이틀이 지난 뒤에야 간신히 스위스에 도착했다. 축구화나 유니폼도 변변치 않아 각자 알아서 챙겨와야 했다.
숙소에서도 직접 바느질하고 장비를 정비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지금도 한해 가장 멋진 골에 수여하는 'FIFA 푸슈카시상'의 주인공 페렌츠 푸슈카시가 이끌던 헝가리는 당시 세계 최강팀.
한국은 헝가리에 0-9로 대패했지만 외신 기자들은 기적이라고 말할 정도로투혼을 불살랐다. 졌지만 잘 싸운, '졌잘싸'였다.
1974년 서독 월드컵에서 유고슬라비아가 자이르(현 콩고민주공화국)에 거둔 9-0 승, 1982년 스페인 월드컵에서 헝가리가 엘살바도르에 10-1로 승리한 것이 나머지 두 번의 9점 차 경기다.
월드컵에서 '8-0' 경기도 모두 세 차례 있었다.
193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스웨덴이 쿠바를 처음 8-0으로 이겼고, 1950년 브라질 대회에선 우루과이가 볼리비아에 8-0 승을 거뒀다.
독일은 2002 한일월드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8-0으로 이겨 '21세기 최다 득점차 경기' 기록을 보유한 팀이다.
이런 독일이 4년 전 러시아 대회에서 한국에 발목이 잡혀 예선 탈락한데 이어 이번 카타르 대회에서도 일본에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영원한 강자도 영원한 약자도 없는 것, 그것이 승부의 세계다.
[전경우 마니아타임즈 기자/ckw86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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