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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819] 왜 ‘스위밍 슈트(swimming suit)’를 ‘수영복’이라고 말할까

2022-10-09 08:23

 남자 접영 100m서 출발 동작을 하는 한국 수영 기대주 황선우. 검정 수영복과 캡을 쓴 모습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남자 접영 100m서 출발 동작을 하는 한국 수영 기대주 황선우. 검정 수영복과 캡을 쓴 모습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수영복은 수영을 할 때 입는 옷이다. 한자어로 수영복은 ‘수영(水泳)’과 의류를 의미하는 ‘복(服)’의 합성어이다. 수영(水泳)은 일본에서 영어 ‘swimming’을 음독해서 만든 말이다. 한국, 중국, 일본 등 한자 문화권에서 한자어 ‘水泳’은 물속에서 몸을 뜨게 하고 손발을 놀리며 다니는 짓이라는 의미로 오래전부터 쓰였다. (본 코너 800회 ‘왜 ‘수영(水泳)’이라고 말할까‘ 참조) 한자어 ’服‘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진 회의문자에서 출발했다. 죄인이 따르도록 한다는 의미에서 ‘복종시키다’나 ‘항복하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지만, 후에 ‘의복’이라는 뜻이 파생됐다.

수영복은 영어 ‘swimming suit’를 번역한 말이다. ‘swimming’는 수영, ‘suit’는 복장을 각각 나타낸다. ‘suit’는 원래 활동에 적합한 옷이라는 의미이다. 따르다는 뜻인 동사형 ‘sue’에 명사형 ‘ite’가 붙어 만들어진 단어이다. 모음 ‘e’가 각각 생략되면서 ‘suit’라는 철자가 됐다. ‘swimming suit’는 줄여서 ‘swimsuit’로 표기하기도 한다. 수영복은 다른 영어로 ‘swimwear’, ‘bathing suit’, ‘swimming costume’, ‘bathing costume’이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2000년대 전반 호주의 세계적인 수영 스타 이안 소프가 입었던 전신수영복. 2009년 이탈리아 세계수영선수권대회이후 전신수영복은 수영 기본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금지됐다.
2000년대 전반 호주의 세계적인 수영 스타 이안 소프가 입었던 전신수영복. 2009년 이탈리아 세계수영선수권대회이후 전신수영복은 수영 기본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금지됐다.


예전 전신 수영복을 기억하고 있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2009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전신 수영복이 허용돼 경이적일정도로 많은 세계기록이 세워졌다. 국제수영연맹(FINA)는 당시 세계기록은 인정했지만 대회 이후 전신 수용복을 불법화해 경기가 공정하게 열릴 수 있도록 했다. 전신 수영복이 많은 부력을 발생시켜 신체능력만을 이용한다는 경영의 기본 원칙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현재 FINA가 승인한 경기용 수영복은 무릎 아래로 늘어나서는 안 된다. 남성 수영복은 배꼽 위까지 뻗으면 안 되며, 여성용은 목을 가리거나 어깨를 지나 뻗어도 안 된다. 이 규칙들은 FINA 주최의 모든 경기에 적용된다.

FINA는 수영복 착용 규칙에 "도덕과 미적 감각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남성용은 원피스여야 하지만, 여성용 위의 품위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원피스 또는 투피스로도 허용된다. 하지만 색상에 대한 규정은 없다. 수영복 재료는 '직물'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경기 수영복의 역사는 20세기 전반 공개 누드에 대한 우려를 하면서 변화했다. 20세기 후반에는 물 저항을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최신 소재의 수영복이 등장했다. 남성 수영복은 일찍이 처지는 원피스 수영복 대신 팬티로 줄였으며, 몸에 꼭 맞는 신소재의 개발로 사람의 피부보다 물에 대한 저항이 낮고, 발뒤꿈치부터 목, 손목까지 감싸는 전신 수영복으로 바뀌기도 했다.

현재와 같은 원피스 여성 수영복은 1907년 호주 출신의 아넷 캘러맨이 미국 보스턴에서 공개적으로 처음 선보였다. 당시에는 몸의 선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원피스 수영복은 대담하고 활동적인 새로운 수영복이었다. 여성의 권리를 확대하는 운동이 활발했던 아넷 수영복은 여성이 활동적인 원피스 수영복을 입을 권리로 받아들지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선 일제강점기때부터 수영복이라는 말을 썼다. 조선일보 1933년 6월22일자 ‘대동강반(大同江畔)에서 수영(水泳),일광욕개시(日光浴開始)’ 기사는 ‘【평양(平壤)】긔보= 관서 체육회(관서체육회(關西體育會))주최 제삼회 수영일광욕회(제삼회수영일광욕회(第三回水泳日光浴會))는 이십일오후한시부터 개최되엿다 희긔는 구월이십일까지의삼개월간으로 회원자격은 평양부민이면 남녀로유할것업시 참가할잇다 이십일은 개최초일이엇슴에 불구하고 이백여명이참가하여 대동문건느편모래밧 에는 원시생활로돌아가는듯 수영복만걸진뻘거숭이로매우번화하엿다천막 음료수뽐푸 운동구오락구 식당 신문 잡지변소등설비를완료해놋코히원들의편의를도모키로되엿다 참가금은 회원『마크』대금으로 이십전을 밧기로 되엿스며 신청장소는순영리 본사페양지국을위시하여 동아지국,서문통태페운동구점현장등으로 긔정되여잇다 회원의특전은 도선료반감,제반설비사용,일광욕의강화,수영술의강습등에수의로참가할수잇다’며 개회식 광경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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