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키움이 두산에 승리하고 kt에 KIA에 패하면 2022 KBO 리그 정규시즌의 팀 스탠딩은 최종 확정된다. 그렇지 않고 두 팀이 모두 승리하거나 모두 패하게 되거나 키움이 패하고 kt가 승리를 하더라도 3~4위 순위 확정은 마지막 2게임이 남아 있는 kt의 손으로 넘어간다.
정규리그 막판 kt와 키움의 3위 자리를 두고 벌이는 싸움은 지난달 30일부터 한경기를 치를때마다 유,불리가 서로 엇갈리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kt는 9월 29일까지 키움에 반게임차 뒤져 4위에 머물고 있었다. 이때 kt는 6게임을 남겼고 키움은 3게임밖에 남지 않았지만 승수에서 kt보다 2승이 앞섰다. 무승부도 똑같은 2무, 여기에다 두 팀끼리의 전적은 키움이 8승7패1무로 앞섰다.
따라서 kt가 역전을 시켜 3위를 확정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키움보다 3승을 더 올려야하는 부담을 안았다. 즉 키움이 3연승을 하면 kt가 6연승을 해야 순위가 바뀌는 구조여서 당연히 키움이 절대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30일 키움이 SSG와 문학 원정경기에서 연장 11회 접전끝에 한유섬에게 끝내기 만루홈런을 맞아 3-7로 패하면서 이날 경기가 없었던 kt에 3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게임차없이 승률에서 2리가 뒤져 4위로 물러남과 동시에 kt에게는 6연승에서 5승1패만 해도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 말았다.
그래도 키움이 밑바닥으로 떨어진 한화와 두산전만 남겨 놓고 있는데다 kt는 치열한 5강 싸움을 벌이는 삼성, KIA와 각각 2차전에다 NC, LG와 각 1게임씩을 남겨 놓아 누가 보더라도 키움쪽이 더 유리한 것만은 자명했다.
이 상황은 10월 3일 kt의 수원 NC전이 우천으로 취소될때까지 그대로 이어지다 4일 수원 삼성전에서 웨스 벤자민이 원태인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면서 순식간에 'kt 유리'로 바뀌었다. kt가 반게임차로 키움에 앞서면서 승수 차이도 1승으로 줄어들었고 삼성의 5강 탈락이 확정되는 호기까지 맞았다.
이 동안 2게임밖에 남지 않은 키움은 경기가 없었다.
그런데 5일 이미 5강 탈락이 확정된 삼성이 kt의 덜미를 잡히면서 사정이 또 바뀌었다.

이 바람에 다시 게임차는 없어져고 '키움'의 유리로 바뀌고 말았다. 키움이 남은 2게임에서 연승을 하면 kt는 4연승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 마저도 하룻만에 다시 바뀌고 말았다. 6일 kt가 경기가 없는 사이 키움은 대전 한화전에서 에이스인 에릭 요키시를 내 세우고도 연장 11회끝에 한화 루키 유상빈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하고 말았다. 이제는 kt의 절대 유리쪽으로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끝날때까지 끝난 것이 아닌 것이 바로 야구이듯 키움이 경기를 하지 않은 7일 kt가 역시 13승의 소형준을 내세우고도 KIA의 션 놀린에 막혀 대패를 당하면서 다시 키움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kt로서는 고영표-소형준으로 이어지는 두 토종 에이스를 내고도 연패를 하면서 거의 막다른 골목까지 몰리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결국 키움은 8일 잠실 두산전에 참고 참았던 안우진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안우진은 두산을 상대로 1경기 등판해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7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몸맞는볼 9탈삼진 2실점으로 QS+ 피칭을 했다. 올시즌 승수도 개인 최다승인 14승이나 된다.
무엇보다 시즌 216탈삼진으로 이날 탈삼진 9개를 잡아내면 시즌해 아리엘 미란다(두산)가 달성한 KBO 역대 단일시즌 최다 탈삼진 타이 기록을 이루게 되고 10개 탈삼진이면 1년만에 신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여기에 6이닝 이상 무실점 투구까지 하면 평균자책점 1위 자리도 김광현(SSG)을 넘어선다.
9승 투수와 10승 투수의 의미가 다르듯 14승 투수와 15승 투수로 단 1승 차이이지만 대단한 차이가 있다. 이미 자타 공인 최고 투수 반열에 올랐지만 최고 기록까지 덤으로 챙기게 된다. 뿐만 아니라 키움의 3위 안착에 결정적인 공헌도 한다.
kt도 KIA를 상대로 최고의 카드를 뽑아 들었다. 바로 최근 7연승을 하며 생애 첫 10승 투수 대열에 올라 선 엄상백이 KIA의 한승혁과 맞붙는다. 엄상백은 올해 KIA에 2연승을 했고 한승혁은 올시즌에는 5월 12일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선발 대결을 벌여 6이닝 3자책점으로 승패는 기록하지 않았다. 대신 2018년에 kt를 상대로 5연승을 한 적이 있다.
kt는 8일 경기 이외에도 9일 잠실 LG, 10일 수원 NC전을 연거푸 치러야 한다. 그리고 자칫 4위가 되면 단 이틀만 쉬고 5위 KIA와 피말리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야 한다. 이래저래 험난하다. 그렇다고 아직 3위 기회가 남아 있는데 결코 포기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키움도 마냥 마음이 편할 수는 없다. 최종전인 두산전에 승리하고 kt가 KIA전을 승리하면 가슴 졸이면서 kt의 마지막 2경기에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어야 할 판이다.
이래저래 싱겁게 끝날 수도 있는 시즌 막바지가 kt와 키움의 3위 싸움으로 후끈 달아 오르고 있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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