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뛰고 있는 롭 레프스나이더(김정태)는 이미 KBO 관계자로부터 정식 제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가 태극 마크를 달고 WBC에서 활약할지는 불투명하다. 그가 합류한다면, 한국 팀에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KBO 관계자는 레프스나이더 이 외에도 수 명의 한국계 선수와 만나 의사를 타진했을 것이다.
최강의 팀을 구성, WBC에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KBO의 의도는 이해하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점에서 KBO는 이 문제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기회를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다.
현재 한국계 선수 중 주전 자리가 안전한 선수는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데인 더닝(텍사스 레인저스) 정도다. 이 중 더닝은 고관절 수술로 사실상 WBC 출전인 불가능해졌다.
에드먼은 세인트루이스 붙박이 2루수로, 본인이 의지만 있다면 WBC에 참가할 수 있다.
에드먼은 한국이 아닌 미국 팀의 일원으로도 뛸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지니고 있다. 한국 팀으로 뛴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미국 팀이 그를 놓치고 싶어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예 개인 사정을 이유로 한국 팀으로도, 미국 팀으로도 참가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들 외의 한국계 선수들은 내년 팀 로스터 걱정을 해야 하는 처지에 있다.
자칫 WBC 참가가 스프링트레이닝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그렇다고 KBO가 이들의 거취를 책임지고 해결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레프스나이더의 경우, 현재 3할대 타율을 기록하고는 있지만, 그의 신분은 여전히 주전이 아닌 백업 자원이다.
내년 스프링트레이닝 때 어떤 변화가 있을지 알 수 없다.
이렇듯 미래가 불확실한 프로 선수에게 이벤트성 대회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라는 것은 온당치 않다.
한국에서는 국가가 부르면 모조건 가야 하는 게 미덕이겠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다. 철저히 자기 중심적이다.
KBO가 무리하게 한국계 선수의 합류를 추진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차라리 WBC를 KBO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의 교두보로 삼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게 낫다.
가능한 많은 KBO 유망주 선수들을 참가시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눈도장을 받게 해야 한다는 말이다.
오해 마시라. 그렇다고 선수단을 전부 유망주들로만 꾸리라는 말은 아니다. 최정예 선수들로 구성하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큰 선수들도 다수 포함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눈 앞의 성적보다 미래를 생각하고 선수단을 구성하라는 말이다. 성적은 올림픽에서 올리면 될 일이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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