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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765] ‘Officials’를 왜 ‘임원(任員)’이라 말할까

2022-08-03 08:12

지난 7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남자 높이뛰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우상혁이 대한육상연맹 임원,코칭스태프와 함께 인천공항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7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남자 높이뛰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우상혁이 대한육상연맹 임원,코칭스태프와 함께 인천공항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운동 경기에 참가하는 이는 선수와 임원으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 사전적 정의로 선수는 스포츠 대회나 게임 등에서 본인의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각종 대회에 참가하는 사람을 말한다. ‘선수(選手)’는 일본식 한자말이다. ‘선수’는 ‘가릴 선(選)’과 ‘손 수(手)’자가 합친 말이다. ‘손 수’자는 원래 어떤 일을 능숙하게 하거나 버릇으로 자주 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로 운동경기에서 손을 많이 쓰기 때문에 선수라는 말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영어 '플레이어(player)' 또는 '애슬리트(athlete)'를 옮긴 말이다. ‘노는 사람’, 또는 ‘운동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본 코너 14회 ‘‘선수(選手)’에 ‘손 수(手)’자가 들어간 까닭‘ 참조)

임원은 한국과 중국에서 오래전부터 쓰던 한자어이다. ‘맡길 임(任)’과 ‘인원 원(員)’로 구성된 ‘임원(任員)’은 사전적 의미로는 어떤 단체의 운영,감독하는 일을 맡아 처리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스포츠에선 경기 진행을 맡아보는 이나 대회 자체 진행에 종사하는 이를 말한다. 일본에선 임원이라는 말 대신 ‘역원(役員)’이라는 단어를 쓴다. ‘부릴 역(役)’과 ‘인원 원(員)’이 합쳐진 역원이라는 말은 임원과 같은 뜻이다. 19세기 후반 메이지 유신을 거쳐 서양에서 스포츠를 먼저 받아들인 일본은 임원을 '역원'이라고 표기했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일본식 표기인 '역원'이라는 말 대신 '임원'이라는 말로 대체했다. 조선일보 1920년 5월26일자 ‘대동사문회임원총회(大東斯文會任員總會)’라는 기사에서 ‘임원 총회’ 개최 사실을 전했다. 유학자들의 전국 모임을 대표하는 사람들을 임원이라고 표기했던 것이다. 같은 신문 1921년 5월5일자 ‘벽성청년회운동회(碧城靑年會運動會)’기사는 해주 벽성 청년회 주최로 운동회 경기를 맡을 임원들의 명단을 실기도 했다.

스포츠에서 임원의 영어 명칭은 ‘Officials’이다. 일반 기업에서 임원의 영어 단어로 ‘Executive’을 많이 쓰는 것과는 다르다. ‘Officials’는 ‘Official’의 복수형이다. ‘Official’은 정부 등에서 직책을 갖고 있거나 권한을 행사하는 사람을 뜻한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Official’의 어원은 라틴어 ‘Officialis’이다. 12세기 프랑스어 ‘’Official’를 거쳐 13세기 중세영어로 사용됐다. 1533년 영어로 공식적인 관료라는 폭넓게 쓰였다고 한다.

세계육상연맹 규정에 의하면 ‘임원(Officials)’은 세계육상연맹을 대표하는 지위에 선출되거나 독립적으로 또는 기타 방식으로 임명된 사람이다. 집행위원회 이사, 상임위원회 이사, 징계재판소 위원, 청렴부 위원, 청렴부 임명위원회 위원, 상임이사회 임명위원회 위원, 심의위원회 위원, 분과위원회 및 위킹그룹 위원 등을 말한다. 또 세계육상연맹이 설립한 기타 기관이나 위원회의 위원 및 세계육상연맹 자문 및 고문위원 등도 임원에 포함된다. 대한육상연맹도 세계육상연맹 규정과 비슷한 임원 규정을 두고 있다.


올림픽 대회나 아시안게임 등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단의 경우 행정을 담당할 본부 임원과 경기를 담당할 경기임원들로 임원진이 구성되는게 일반적이다. 육상 등 단일 종목으로 각종 대회에 출전할 경우 선수를 뺀 나머지 코칭스태프와 단장 등을 모두 임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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