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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중순부터 3강의 잔치로 고착화'된 전반기 판도, 사상 첫 전반기 10승 투수 4명 등장으로 이어져[마니아포커스]

2022-07-12 10:06

2022 KBO 리그 전반기 판도는 강-중-약으로 표현하기가 애매할 정도로 '자기들만의 잔치'에 몰두한 경향이 짙다.

SSG 랜더스가 4월 2일 개막전부터 정확하게 100일째인 7월 11일까지1위 자리를 지키면서 올시즌 최고 인기구단으로 떠올랐다.[SSG 랜더스 제공]
SSG 랜더스가 4월 2일 개막전부터 정확하게 100일째인 7월 11일까지1위 자리를 지키면서 올시즌 최고 인기구단으로 떠올랐다.[SSG 랜더스 제공]
SSG 랜더스,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가 4게임차 내에서 3강을 형성하고 있고 이들에 8.5게임차 뒤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가 1게임차로 가을야구 진출의 마지노선에서 4~5위 각축을 벌이고 있다. 소위 2중이라 할 만하다.

다시 이들 2중에 5.5게임차 뒤진 롯데 자이언츠를 시작으로 두산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 NC 다이노스까지 4개 팀이 3.5게임차로 촘촘히 붙어 6~9위다. 이들 4개 팀과 7.5게임차로 한화 이글스가 제일 밑바닥에 쳐져 있어 한데 싸잡아 5약이라고 말하기도 애매하다.

이러한 판도는 5월 중순을 기점으로 거의 고착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SSG가 개막 10연승으로 초반부터 선두 독주를 이어간 가운데 키움이 시즌 첫 스윕패를 당했던 LG를 상대로 스윕승으로 되갚은 5월 24~26일을 계기로 2위로 올라서 지금까지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고 LG는 스윕패 충격으로 잠시 4위로 내려가기는 했으나 6월 3일부터 3위에 오른 뒤 역시 11일 현재까지 3위에 머물러 있다.

이 사이에 한때 롯데가 2위까지 치고 올라왔지만 4월 29일~5월 6일까지 단 일주일에 불과했고 KIA의 3위는 단 4일(5월 31일~6월 3일)에 그쳤다. 또 삼성도 정말 잠깐 3~4위(5월 19일~22일)에 머물다가 밑으로 내려가 버렸다.

변화라고 하면 kt가 최근 7연승을 포함해 6월~7월에 20승10패2무(승률 0.667)로 8위에서 4위까지 차근차근 올라간 정도가 고작이었다.

마지막 남은 전반기 3게임을 마치더라도 앞으로 후반기에 각 팀들마다 60게임 내외가 남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판도가 고착화된데는 상위 3팀의 상승세가 워낙 두드러진 탓이었다.

실제로 3강이 고착화된 5월말부터 7월 11일까지의 승률을 보면 LG가 23승7패1무(승률 0.767), 키움이 23승10패1무(승률 0.697), SSG가 21승11패1무(0.656)을 기록했다.

이렇게 3강과 kt가 6할 승률을 올린 반면 나머지 6개 팀 가운데 NC가 간신히 14승13패2무로 승률 5할대(0.519)를 넘어섰으나 워낙 이전까지 3할대 승률에 그친 팀이라 순위권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그리고는 KIA가 13승17패1무(승률 0.433), 롯데가 12승18패2무(승률 0.400)을 했을뿐 삼성(11승22패, 승률 0.333), 두산(10승21패1무, 승률 0.323)은 3할대 초반에 그쳤다.

특히 최근 10경기를 보면 이러한 현상은 더 두드러진다.

1위 SSG와 3위 LG가 나란히 9승1패, 2위 키움과 4위 kt가 나란히 8승2패씩을 올렸다. 반면 롯데와 NC가 4승6패씩이었고 두산은 2승8패, 삼성과 한화는 1승9패에 그쳤다. 이 와중에 삼성은1989년(6월29일~7월18일) 이후 33년만에 9연패를 당하고 두산은 '잠실 라이벌' LG에 1890일만의 스윕패 7년만에 우위에서 열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전반기에만 12승을 올린 켈리(왼쪽)와 국내투수로 가장 먼저 10승 고지에 오른 소형준
전반기에만 12승을 올린 켈리(왼쪽)와 국내투수로 가장 먼저 10승 고지에 오른 소형준
이처럼 지나치게 상하위권에 승패가 쏠리면서 나타난 결정적인 현상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전반기 10승 투수 4명 탄생이다.

LG의 케이시 켈리가 16게임에 등판해 최근 8게임 연속 승리로 9연승을 하며 12승(1패)을 올렸고 윌머 폰트(SSG)와 국내파인 소형준(kt)과 안우진(키움)도 나란히 10승 투수가 됐다. 이른바 팀에서만의 에이스가 아니라 KBO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발돋움한 것이다.

KBO 리그 41년 동안 전반기에 10승 투수 4명이 배출된 것은 사상 처음이며 국내투수 2명이 동시에 10승 투수를 선점한 것은 2009년 임태훈(두산) 김광현(SK) 이후 13년만이다.

이 바람에 선발 투수 3명을 기준으로 하면 SSG가 폰트(10승) 김광현(9승) 이태양(6승)으로 25승, LG가 켈리와 애담 플럿코(8승), 이민호(7승)로 나란히 25승. 키움은 안우진(10승) 에릭 요키시(7승) 최원태(7승)으로 24승을 합작해 한화의 시즌 총 승리숫자(25승)과 맞먹을 정도다.

프로야구는 지난 40년 동안의 팀간 전적을 살펴보면 아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55%~65% 사이에서 승리가 결정됐다. 즉 어느 한쪽의 70% 이상 절대적인 우위에 차지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즉 각 팀들이 16차전을 갖는 동안 아무리 많은 승리를 하더라도 70% 이상, 즉 11승 이상은 하기가 힘들다는 말과도 통한다. 반대로 약팀이라도 5승 정도는 할 수 있다는 말이다.

현실적으로 6위 이하로 내려가 있는 5개 팀이 5강까지 치고 오르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렇지만 이 통계가 그대로 통용이 된다면 현재 4할대 초반인 팀들은 반등할 소지가 충분히 있다. 후반기 하위팀들의 분발을 기대해 본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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