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은 누구나 다 아는 월드 클래스 골잡이다. 토트넘에선 득점왕에 올랐다. 그러나 한국 대표팀에서 뛰면 골이 뜸하다.
6일 칠레전이 A매치100게임이다. 센츠리클럽에 가입하지만 골은 99게임 31골이다. 적지는않지만 그의 골 생산 능력을 감안하면 결코 많지 않다.
왜 그럴까.
대표팀엔 골 도우미가 없고 손흥민을 활용할 카드도 아직 없다. 좀처럼 공이 오지 않으니 골문 앞에 ‘어슬렁거려야 할’ 손흥민이 미드필드까지 뛰어나오곤 했다.
그래선 골 타임을 만들기 힘들다. 킬리만자로의 표범은 늘 뛰어다니지 않는다. 숨 죽이고 있다가 먹이가 나타났을 때 순간적으로 튀어 나간다.그래야 먹이를 잡을 수 있다. 부산하게 이리저리 다니면 힘만 들고 먹이도 놓친다.
2일 브라질 전. 손흥민은 전반 내내 공 다운 공을 한번도 받지 못했다. 동료들이 좀처럼 공을 끌고 나오지 못했다. 마치 럭비 하듯이 뒤로 패스하고 돌리다 빼앗겼다. 그러다 3골이나 바치기도 했고….
손흥민에게 제대로 연결 된 공은 80분쯤 있었다. 우리 진영에서 두 번의 패스로 손에게 공이 갔다. 확률 상 서 너번 그런 장면이 나와야 골 1개가 나온다.
상대가 다르고 실력이 다르므로 똑같이 비교 할 순 없지만 그의 수준에 맞는 패스가 없다.
토트넘의 케인 등은 손흥민이 뛰어가서 슛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공을 찔러 넣는다. 한국 선수들은 대부분 손이 서 있는 곳으로 공을 차준다.
수십년 전부터 이야기했던 공간 장악력 또는 공간 활용법. 상대도 알아 챌 정도의 패스로는 기회를 잡을 수 없고 더러 뺏기기까지 한다.
손흥민은 막판 개인기로 수비 숲을 헤치고 골을 넣을 수 있다. 그러나 그순간까지 가야 하는 건 미드필더들의 몫이다. 전문적으로 키워야 하지만 아직 그 정도의 기량을 갖춘 선수가없다.
또 한 명의 손흥민이 있어야 하는 문제니 그건 애초부터 어불성설이고 그렇다면 시스템이 가야 한다.
허정무 전 월드컵 대표팀 감독도 아쉬움을 섞어 강조했다.
“좋은 무기를 잘 활용해야 합니다. 개인이 안되면 조직력을 키워서라도 최고의 무기를 써야죠. 손흥민이 미드필드까지 나와서 뛰게 해선 안됩니다. 그래선 골 잡기가 어렵습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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