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 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윌 스미스는 진행자 크리스 록의 뺨을 때렸다.
시상을 위해 나온 록이 무대 바로 앞에 앉아 있던 스미스를 보고 그의 아내 제이다 핑킷 스미스의 삭발한 헤어 스타일에 대한 농담을 하자 격분한 스미스가 무대로 난입해 록을 폭행했다. 앞서 제이다는 탈모증을 앓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논란이 커지자 윌 스미스는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내 행동은 용납 될 수 없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 농담을 받아들여야 했지만 아내의 건강에 대한 농담을 참지 못했다”라고 사과했다. 뺨을 맞은 크리스 록은 폭행과 관련해 어떤 대응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록은 시상식 직후 스미스를 LA 경찰에 신고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 외에 어떤 반응도 내놓지 않고 있다. 현지 언론은 수요일(31일) 밤에 예정된 록의 스탠드업 코미디쇼에서 그가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거라고 보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인들은 스미스를 향해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배우 미아 패로우는 "오스카 역사상 최악의 추태"라고 했다. 짐 캐리는 “윌 스미스가 바로 경찰에 체포됐어야 했다”면서 윌 스미스를 경찰에 고발하지 않은 크리스 록에 대해 “번거로움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짐 캐리는 “나라면 오늘 아침에 윌 스미스를 고소할 거라고 발표하고, 2억 달러(약 2424억원) 소송을 냈을 것”이라며 “그 영상은 영원히 남겨질 거다. 어디서든 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 모욕은 매우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짐 캐리는 “그런 말을 했다고 해서 무대 위에 올라 누군가의 얼굴을 때릴 권리는 없다”며 “나는 윌 스미스가 잘 되길 바란다. 하지만 그는 모두의 빛나는 그 순간 그림자를 드리웠고, 이기적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윌 스미스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영화 ‘킹 리차드’의 실존인물 리처드 윌리엄스(80)도 윌 스미스의 폭행을 꾸짖었다.
윌 스미스가 크리스 록을 때리는 장면은 전세계에 생중계 됐으며, 파장은 커졌다. 더군다나 윌 스미스는 시상식에서 ‘킹 리처드’로 남우주연상까지 수상했다. 트로피를 회수 해야한다는 여론까지 더해졌다.
30일(현지 시각) N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AMPAS 돈 허드슨 CEO는 아카데미 회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스미스에 대한 "적절한 조치(appropriate action)"를 하겠다고 밝혔다. 허드슨 CEO는 이 편지에서 "스미스가 일으킨 사건 때문에 아카데미를 이끌어가고 있는 많은 이들이 무대에서 절대 벌어질 수 없고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한 스미스 때문에 매우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아카데미 이사회는 스미스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하기 위한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이 과정은 몇 주가 걸리게 된다"고 말했다. 또 "진행 상황을 계속해서 업데이트 해 알려주겠다. 이 문제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으니 아카데미 이사진의 결정을 존중해달라"고 했다. 현지 매체들은 아카데미가 스미스의 회원 자격을 박탈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정민정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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