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KBO 리그는 일부 팀들이 모 기업의 파산이나 경영악화로 다른 팀에 매각되거나 자연스럽게 없어졌다.
1982년 6개구단으로 시작해 4개 구단이 늘어 10개 구단이 되었지만 삼미 슈퍼스타즈를 시작으로 청보 핀토스, 태평양 돌핀스, MBC 청룡, 현대 유니콘스. 쌍방울 레이더스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리고 2000년에 쌍방울 레이더스를 인수해 출범한 SK 와이번스가 20년만에 프로야구 판을 떠나고 새로운 식구인 SSG 랜더스가 정확하게 프로야구 출범 40년이 되던 해인 2021년 3월 30일 창단식을 갖고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신세계그룹이 SK 와이번스를 인수하고 정식으로 창단식을 갖기까지 약 2개월 동안은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부회장이 화제의 중심인물이었다. 새로 탄생할 팀의 구단주인 정용진 부회장은 구단 이름부터 시작해 구단의 지향점, 마케팅 방향 등 다양한 방면에서 포부를 개인 SNS에서 밝히면서 팬들뿐만 아니라 선수들과도 활발한 소통을 이어갔다.

정용진 구단주의 야구단에 쏟는 각별한 관심에 자극을 받은 덕분인지 롯데 자이언츠의 신용빈 구단주와 선두를 달리는 kt 위즈의 구현모 구단주도 직접 경기장을 찾는 열의를 보여주는 효과까지 낳았다.
SSG의 출범에 맞춰서 또 하나의 대형 화제거리가 나왔다. 바로 메이저리거 추신수의 영입소식이었다. SSG는 출범을 발표한 뒤 한달이 채 못된 2월 23일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이저스와의 계약이 끝난 추신수를 연봉 27억원에 계약한 소식을 전했다. 소위 SSG의 창단 깜짝 선물인 셈이었다.
추신수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이 역대 한국인타자로 메이저리그에 새 역사를 쓴 당사자였다. 2001년 부산고 재학시절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해 미국으로 건너가 200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2006년), 신시네티 레즈(2012년), 텍사스 레인저스(2013년)을 거치면서 16시즌을 메이저리거로 활약하며 통산타율 0.275를 기록했다.
이동안 아시아출신타자 최다홈런(218개), 아시아출신 최다타점(782타점), 20홈런-20도루 3차례 달성, 한국인타자 최초 올스타전 출전(2018년) 등으로 명성을 떨친 그야말로 레전드였다.
추신수는 계약발표 이틀 뒤인 2월 25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부터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자가격리부터 시범경기, 그리고 정규리그에 이르기까지 그의 일거수일투족이나 말 한마디는 화제가 됐다. 메이저리그에 비해 열악한 시설들에 대한 따끔한 한마디는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고 프로야구 출범하던 해에 태어난 1982년생 동갑내기들인 오승환(삼성) 이대호(롯데) 김강민 정상호(이상 SSG) 등이 조명을 받기도 했다.

이후 시즌 초반에는 국내 투수들에 고전하면서 4월 22게임 76타수 18안타(타율 0.237), 5월 21게임 70타수 16안타(타율 0.229)로 한때 KBO 리그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6월부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이제는 완전히 팀에 녹아든 모습이다.
6월 23게임에서 76타수 21안타(타율 0.276), 7월에는 9게임 29타수 9안타(타율 0.310)에다 7월 2일~4일의 롯데와의 3연전에서는 3게임 연속홈런을 날리며 팀의 4위 수성에 힘을 보탰다. 다만 팔꿈치 부상이 발목을 잡아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승선이 불발된 것이 아쉬웠다.
SSG는 추신수의 합류로 홈런 군단의 면모도 되찾았다. 지난해 팀 홈런은 NC, kt, LG에 이어 4위에 그쳤지만 올해는 전반기에만 107개 홈런으로 NC(103개)를 제치고 당당 1위에 랭크됐다. 3위 삼성(81개)에는 20개 이상 앞서 있다.
이제 SSG는 시즌 종료까지 64게임이 남았다. 국내 두 에이스인 박종훈과 문승원의 공백으로 후반기에도 여전히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한다. 불이 붙기 시작한 추신수의 역할이 더 중요해 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후반기 SSG의 모습이 기대된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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