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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노트] “프로가 여고 농구 수준. 수억 연봉 받으면서 슛 하나 제대로 못 넣는 현실"...국제 대회서 얼마나 ‘대망신’당해야 정신 차릴 건가

2021-07-08 12:31

리투아니아와의 경기에서 한국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는 응원단의 표정이 어둡기만 하다. [한국농구협회 제공]
리투아니아와의 경기에서 한국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는 응원단의 표정이 어둡기만 하다. [한국농구협회 제공]
한국농구 남자 U-19 대표팀이 미국 대표에게 72점 차로 대패했다.

참담함을 넘어 모멸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질 대회에 뭐 하러 나갔는지 모를 정도다.

미국 대표에게만 참패한 게 아니다. 상대한 팀 모두에게 차마 눈 뜨고는 볼 수 없는 점수 차로 졌다.

성인 대표팀도 다를 게 없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은 조별 리그 전패의 성적으로 예선 탈락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한국 대표팀은 아시아를 호령했다. 선수 면면을 보더라도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화려했다.

여자 농구는 LA 올림픽에서 은메달까지 딴 적도 있다.

그러나 1997년 프로 농구(KBL)가 출범한 뒤 한국 농구 수준은 하락하기 시작했다.

볼거리를 제공한답시고 5명이 뛰는 경기에 외국인 선수를 2명 뛰게 하는 바람에 국내 선수들이 설 자리가 없어졌다.

만날 키 타령을 하면서 구단들은 국내 센터를 키우기는커녕 승부에 집착한 나머지 외국인 찾기에 혈안이 됐다.

프로 출범 전에는 한국 농구는 적어도 아시아에서는 상위권에 들었다. 국내에서 개최된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도 땄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중국은 제쳐 놓더라도 이제는 일본에게도 뒤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들에게도 고전하고 있고, 이란 등 중동 국가 팀들에게도 열세를 보이고 있다.

올림픽은 고사하고 아시아권에서도 한국농구는 변방 취급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프로라는 미명 하에 선수들은 억대 연봉 받는 것에만 관심을 둘 뿐 정작 개인 기량 발전에는 안중에도 없다.

오죽했으면, 한국 농구 최고의 슈터였던 '레전드' 신동파 씨가 프로농구 수준이 ‘여고농구’라고 비아냥댔겠는가.

신동파 씨는 “슛 하나 제대로 못 넣는 선수는 억대 연봉을 받을 자격이 없다”며 국내 선수들의 슈팅력 부재를 질타했다.

하승진 씨는 “한국 프로농구는 망했다”고 일갈했다.

이런 질책이 나오면 프로는 물론이고 아마 농구계 인사들은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을 해야 한다.

그런데도 이들은 이런 질책들을 귀담아들을 생각은 하지 않고 ‘꼰대 짓 하지 말라’는 등으로 폄훼한다.

차라리 농구 대잔치로 돌아가는 편이 났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농구 인구의 저변 확대를 위한 인프라 구축은 하지 않고, 그저 “우리만 우승하면 된다”는 사고로 구단을 운영하고, 또 그런 사람들이 ‘회전문 인사’를 통해 농구판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한 한국 농구는 ‘그들만의 리그’ '우물 안 개구리'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국제 대회에서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나가 도대체 몇 점 차로 져야 정신을 차릴 것인가.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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