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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장마'와 '올림픽 브레이크' 앞두고 역대급 상위권 싸움 소강국면 맞아…5선발 체제 유지한 kt, LG, 삼성 강세 지켜 '역시 야구는 투수 놀음'

2021-07-07 09:45

상위 3팀의 주축이 되고 있는 국내 투수들. 왼쪽부터 고영표(kt), 이민호(LG) 원태인(삼성)
상위 3팀의 주축이 되고 있는 국내 투수들. 왼쪽부터 고영표(kt), 이민호(LG) 원태인(삼성)
2021 KBO 리그가 반환점을 넘어서면서 '장마'의 복병을 만났다. 여기에 12일 뒤에는 20여일의 올림픽 휴식기도 있다. 헝클어진 팀을 정비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한껏 달아 오른 경기감각이 싸늘하게 식어 버릴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두 가지 변수가 동시에 겹쳐 있는 셈이다.

역대 유례없이 혼전 양상을 보이던 상위권 싸움은 미세 국면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조금은 소강상태로 접어든 모양새다. 굳이 따지자면 kt, LG와 삼성이 3강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형국이다. 물론 4위 SSG부터 7위 두산까지는 5게임차를 두고 4개팀이 붙어 있어 언재든지 순위 변동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지만 당분간은 이들 4개 팀이 상위권까지 치고 올라오기에는 다소 어려워 보인다.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상위 3개 팀은 한 두차례 선발 마운드가 펑크가 나기는 했지만 5선발 체제가 뚜렷하고 확실한 마무리까지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역시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말을 실감나게 해주고 있다.

kt는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윌리엄 쿠에바스를 축으로 소형준, 고영표, 배제성이 5선발로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며 최근 8연승까지 내달았다. 비록 2년전인 2019시즌 바로 이맘때 올렸던 창단 최다 연승인 9연승 일보 직전에서 멈추었지만 공동 2위인 LG와 삼성에 2.5게임차 앞서 6월 25일부터 선두를 지키고 있다.

LG는 케이시 켈리, 앤드류 수아레즈를 비롯해 이민호 정찬헌에다 최근 부상에서 돌아온 차우찬과 임찬규가 선발 마운드를 맡고 있다. 차우찬과 임찬규가 부상으로 빠져 있는 동안에는 이상영이 6차례 임시선발로 나서기도 했었다. 이상영은 이 동안 1패를 당했지만 초반 4~5회를 책임지면서 나름 임시선발 역할을 100% 수행했다.

삼성은 벤 라이블리가 5월 초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잠시 삐걱이기는 했으나 김대우와 이승민이 임시 선발로 자리를 메꾸었다. 데이비드 뷰캐넌 원태인 백정현 최채흥이 중심이 되어 이끌어 오다 지난 4일 마이크 몽고메리가 합류하면서 완전체를 이루었다. 몽고메리는 비록 3이닝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NC의 나성범 양의지 등 강타선을 상대로 무안타로 KBO 데뷔전을 치룸으로써 앞으로 삼성 마운드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이브 부문 3강인 오승환(삼성), 고우석(LG) 김재윤(kt) 왼쪽부터[연합뉴스]
세이브 부문 3강인 오승환(삼성), 고우석(LG) 김재윤(kt) 왼쪽부터[연합뉴스]
특히 이들 상위 3팀은 승리를 지켜내는 든든한 마무리가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세이브 부문에서 KBO 리그 40년 역사에 거대한 족적을 이어가고 있는 오승환(삼성·26세이브)을 비롯해 김재윤(kt) 고우석(LG·이상 19세이브)이 3각 편대를 이루고 있다. 그 뒤를 조상우(키움)와 정해영(KIA·이상 14세이브)를 잇고 있으나 아무래도 상위 3명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SSG 랜더스는 국내파 에이스인 문승훈과 박종훈이 6월초에 팔꿈치 수술을 위해 시즌 아웃을 하고 아티 르위키마저 방출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실상 선발이 붕괴된 형편이다. 무엇보다 SSG는 팀 평균자책점(4.80)과 팀 타율(0.258)에서 모두 7위에 머물면서도 4위 자리를 지키고 있어 이변이라고 할만하다.

지난해 통합우승에 이어 올해도 확실한 2강 후보로 꼽혔던 NC 다이노스는 국내 에이스 구창모가 빠진 것이 결정타가 됐고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신기원을 꿈꾸는 두산은 FA 이용찬 마저 재계약에 실패하고 이영하 유희관까지 부진하면서 자칫 가을야구에 동참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까지 감돌고 있는 형편이다. 또 키움은 조쉬 스미스를 일찌감치 방출하고 KBO 리그에서 4년을 뛴 제이크 브리검을 재영입해 일단 성공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제4~5선발들인 최원태와 안우진이 아직은 중량감이 떨어진다.

이들과 달리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롯데, KIA, 한화는 모두 선발 마운드가 불안정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롯데는 4~5선발에서 어려움을 겪어 이승헌 나균안 최영환이 나서고 있으나 어느 투수도 제몫을 해주지 못하고 있고 KIA는 임기영, 한화는 김민우가 국내파로 자리를 지키고 있을뿐 선발이 수시로 바뀌고 있다.

이번 장마는 한꺼번에 쏟아지는 많은 비가 특징이다. 언제 어떤 경기가 취소될 지 모른다. 더구나 경기가 연기되더라도 더블헤더는 열리지 않는다. 중하위권팀들이 올림픽 브레이크까지 상위권과의 게임차를 최소화할 수 있다면 20여일의 올림픽 휴식기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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