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시즌의 LG와 두산은 확실하게 다른 길을 걷고 있다.
29일 현재 LG는 41승29패(승률 0.586)으로 단독 2위, 두산은 33승35패(승률 0.485)로 7위다. 어느새 7게임차로 벌어졌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 있어 5할 승률이 무너졌다고 하기는 그렇지만 두산이 5할 승률을 밑돈 것은 2014년 이후 7년만에 처음이다.
LG가 3년 연속 가을야구를 향해 줄달음치면서 1990년과 1994년 이어 사상 3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고 있다면 두산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빛나는 기록이 올해는 가을야구 진출 실패로 마무리될 가능성도 보인다. 가을야구 단골손님이었던 두산 대신 삼성과 SSG가 대신하는 모양새다.
2000년대 들어 지난해까지 21시즌을 보내면서 LG가 승률에서 두산에 앞선 것은 2002년~2003년과 2014년 단 세차례 뿐이었다. 18시즌을 두산이 LG를 압도했다. 따라서 두 팀간의 역대 성적도 엄청난 차이를 보였다. 두산이 370승317패18무(승률 0.539)로 승패차가 +53에 이른다. 그만큼 LG는 철저하게 두산에 뒤졌다. '잠실 라이벌'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이동안에도 역시 두산이 LG를 압도했다. 2015년에는 8승8패로 균형을 이루었으나 2016년부터 2020시즌까지 5시즌 연속으로 단 한차례도 두산을 앞서지 못했다. 2018년에는 시즌 최종전에서 간신히 승리해 1승(15패)을 했을 뿐이고 2019년에는 6승10패, 2020에는 6승9패(1무)였다.
하지만 올시즌은 반대가 됐다. LG가 줄곧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한때는 단독 1위까지 오르는 선전을 거듭하는 동안 두산은 대부분을 5~6위권에 머물렀고 지난 25일 롯데에 패하면서 7위까지 떨어졌다. 두팀끼리의 전적도 LG가 5승3패로 앞서고 있다.
이 차이는 마운드 운용에서 비롯됐다. LG는 두 외국인투수 케이시 켈리와 앤드류 수아레즈를 비롯해 정찬헌 이민호에다 최근에는 부상에서 회복된 차우찬과 임찬규까지 복귀하면서 5선발이 단단해졌다. 때로는 주전들에게 휴식을 줄 정도로 선발 마운드가 톱니바퀴처럼 잘 돌아간다. .

이와 달리 두산은 KBO 리그에 첫 선을 보인 워커 로켓과 아리엘 미란다가 제몫을 해주고 있지만 지난해의 라울 알칸타라와 크리스 프릭센만큼 확실한 원투펀치 역할을 해주지는 못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투수로는 최원준을 제외하고는 유동적이다. 이영하가 최근 복귀했지만 아직 완전한 믿음을 주지는 못하고 있고 유희관도 언제 콜업이 될 지 모르는 상태다. 이 바람에 곽빈, 박정수, 박종기, 김민규가 임시선발로 등판하고 있으나 5이닝을 버텨주기 급급하다. 여기에다 마무리 김강률이 6월 초 이탈한 뒤 아직까지 복귀를 하지 못하고 있다.

2021시즌 프로야구는 오는 7월 19일부터 8월 9일까지 올림픽 브레이크에 들어간다. 이때까지 앞으로 남은 게임은 18게임이다. 그러면 각팀들마다 80게임을 훌쩍 넘기면서 어느 듯 중반전도 막바지에 이른다.
두산으로서는 더 이상 간격이 벌어지면 LG를 따라잡기 보다는 오히려 가을야구의 마지노선인 5위 턱걸이를 위해 총력을 쏟아 부어야 할지도 모른다. 올림픽 브레이크까지가 어느정도 간격을 줄이느냐가 두산으로서는 최대 과제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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