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든든히 마운드를 지키던 문승원과 박종훈이 팔꿈치 인대 부상으로 수술이 불가피해지면서 5월말에 시즌 아웃을 하고 외국인투수인 아티 르위키마저 빠지면서 6월 초에 들어서서는 정상적인 5선발 체제보다는 임시선발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5일 두산전에는 지난해 단 1게임 구원으로 나섰던 프로 2년차 양선률이 시즌 첫 등판을 선발로 나섰고 8일 kt전에는 줄곧 구원으로 나섰던 조영우가 첫 선발로 등판했다. 시즌 초반인 4월에 선발 3게임에서 1패, 평균자책점 12.10인 이건욱이 불펜에서 반짝하자 49일만인 지난 9일 kt전에 다시 선발로 기용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어깨 염증으로 빠져 버린 상태다.
SSG는 르위키의 대체 외국인선수인 샘 가빌리오가 합류하더라도 윌머 폰트와 함께 올시즌을 오원석(4승2패) 정수민(1승2패)으로 꾸려갈 수밖에 없는 다급한 사정이다. 아직 경험이 일천한 오원석 정수민이 풀시즌을 어디까지 소화해 줄 수 있을지도 지금으로서는 확답하기 어려운 상태다, 최근 잇달아 2016년 신인왕 출신 사이드암 신재영과 kt에서 방출됐던 좌완 한두솔을 영입하는 등 투수진 뎁스 강화에 열을 올린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특히 KIA는 양현종이 미국으로 떠나고 난 뒤 시즌 초반부터 선발진들이 삐걱대면서 힘들게 시작했다. 김현수가 선발로 낙점되면서 선발 경험이 있던 이민우가 불펜으로 돌았으나 김현수가 단 한차례 선발로 나온 뒤 다시 불펜으로 돌아가고 대신 김유신이 그 자리를 메꾸었고 이민우가 다시 선발로 나서야 했다. 그나마 고졸 특급 루키 이의리가 선발의 한 자리를 차지한 것이 큰 힘이 됐다.

롯데와 탈꼴찌 싸움을 벌이면서 팀 리빌딩에 더 주력하고 있는 한화는 김기중 윤대경 배동현 김이환 이승관 등 젊은 투수들을 다양하게 선발로 기용하면서 실전에서의 능력치 점검과 함께 경험을 쌓게 하고 있다.
이들 임시나 대체선발들은 선발요원이 복귀하면 다시 불펜으로 내려 가는 것이 통례다. 여기에 초반 실점을 하고 위기를 맞으면 가차없이 교체되는 수모도 겪는다. 이는 바로 대체선발들이 아직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대체선발에서 정규선발로 오르기까지에는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올해 각팀의 대체선발들은 예년과 달리 꾸준하게 선발자리를 지키는 경우가 많다. 정수민, 김유신, 곽빈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정수민은 8게임에서 1승2패, 김유신은 8게임에서 4패, 곽빈은 6게임에서 2패 등으로 아직 기대만큼 성적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최원준(두산)이 대체선발로 나서 성큼 에이스급으로 발돋움하는 등 신민혁 송명기(이상 NC)도 대체선발에서 주전급 선발요원으로 승급했다.
올해는 과연 누가 대체선발에서 확실하게 믿음을 주는 주전으로 승급을 하게 될지 지켜보자.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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