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는 지난해 말 4대천왕 중 유일하게 PBA의 배를 탔다. 프로 당구계에 한바탕 회오리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대한당구연맹 랭킹 1위 조재호의 프로 성적은 시원찮았다. 프로 데뷔 전 32강전 탈락, 두 번째 대회 128강전 탈락, 그리고 세 번째 대회 64강전 탈락.
명성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성적표였다. 나름 이유는 있었다. 우선 4명이 경기를 해 상위 2명이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는 서바이벌 경기가 낯설었다.
조재호는 공격도 능하지만 수비도 아주 능한 선수. 내가 못 치면 상대방에게도 맞출 수 있는 기회를 잘 주지 않는다. 그러나서바이벌 경기는 내가 도저히 관리할 수 없는 2명의 선수가 더 있다. 그러므로 수비 자체가 무의미하다. 경기력이 전 보다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뱅크샷 2점도 장애물이었다. 아마추어에선 뱅크 샷이든 직접 맞추든 무조건 ‘1공1점’이다. 하지만 PBA의 뱅크 샷은 1+1로 2점이었다. 쭉 하던 것이어서 특별히 문제될 것 없다고 여겼으나 그렇지 않았다. 먼저프로를 시작한 선수들은 ‘1공2점’의 뱅크 샷 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 그 분야에선 조재호가 한참 밀렸다.
또 한 가지는 심리적인 압박. 4대천왕의명예가 걸려 있었고 보는 눈들도 많았다. 자연히 어깨에 힘이 들어갔고 그 탓에 부진에 부진을 거듭했다.
하지만 이제 부진의 늪에서 탈출 할 때가 되었다. 세 번이나 실패했고 프로 생활도 6개월여나 흘렀다.
마침 룰도 바뀌었다. 적응을 시작하긴했지만 아직도 낯선 서바이벌제가 없어졌다. 128강전부터 바로 세트 제로 진행된다. 128강 및 64강전은 3전2선승제, 32강전부터 4강전까지는5전3선승제, 그리고결승은 7전4선승제다.
14일 시작되는 새로운 제도하의 21~22 시즌개막전. 철저하게 준비하고 기다린 조재호의 시간이 왔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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