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15(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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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메카닉스 '정용호'의 골프 피팅의 세계] #5. 피터의 자격

피터의 자격은 누가, 어떻게 정하는가?

2021-02-16 15:01

골프메카닉스 '정용호'
골프메카닉스 '정용호'
특정 분야 종사자의 전문성이나 자격이 궁금할 때 사람들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아마도 자격증일 것이다. 그래서 현대사회는 자격증 사회라는 말에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하지만 자격증의 종류와 취득과정을 살펴보면 허와 실이 확연히 구분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다 보면 자격증이 과연 자격을 증명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물론, 사회에 미치는 해당 분야의 중요도나 필요성 또는 난이도에 따라서 다양한 구분과 조건들이 마련되어 있지만, 민간 수준의 자격증은 오히려 전문가에 대한 기준을 흐리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다면 클럽 피팅 전문가인 피터(fitter)는 어떨까? 일단 민간자격증이 존재하지만 국가나 공인의 지위를 갖지 않는다. 또는, 시험을 통해 인증서를 발급하는 해외 단체도 있지만 실효성이 부족하고 언어장벽이 있다. 그밖에 간단한 교육을 통해 수료증을 발급하는 미국 업체의 프로그램도 있다. 물론 어떤 자격증이나 인증서, 수료증 등을 취득하기 위해 펼친 노력과 지식을 인정해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필자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피터의 자격을 증서로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전문 바리스타의 커피도 내 입에 쓰기만 하다면 맛있는 커피라고 할 수 없고, 전문 가죽공예가의 제품도 마감이 좋지 않다면 구입을 후회하기 마련이다. 국가나 공인자격증을 요하는 분야의 전문가들끼리도 능력이 천차만별인데, 사회적 중요성 밖에 있는 클럽 피팅은 더더욱 피터의 전문성을 증서로만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피터의 자격, 그 전문성은 결국 골퍼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시간과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여러 번의 피팅 경험을 통해 자신의 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필자가 생각하는 피터의 자격은 일단 지난 칼럼에서 다루었던 좋은 피팅이 가능한 피터이다. 제품의 성능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골퍼의 요구에 귀 기울이고 과정과 결과를 데이터로 이해시킬 수 있는 전문성이 필요하다. 응당 전문가라면 어려운 용어로 지식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끔 정보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적합한 장비와 체계를 갖추고 전문적인 서비스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과거에는 전문가의 주관적 능력이 중요했지만 현대에는 측정 및 분석장비가 발달한 만큼, 최고의 전문성은 객관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지속적인 관리를 제공하는 데 있다.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골퍼의 입장에서는 무책임한 말로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피터의 자격은 절대적으로 골퍼가 부여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피터에게 무조건적으로 의지하거나 피팅에 막연한 기대를 갖기보단, 상식에 기초하여 설득력 있는 해결책과 결과를 제시하는 피터를 찾아야 한다. 따라서 좋은 피터라면 소통을 통하여 대안을 데이터로 제시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테크니션인 동시에 카운슬러의 역할을 반드시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골퍼의 요구에 대한 이해와 공감, 다양한 측정분석 장비들의 운용 및 해석 능력, 체계적인 피팅 과정 이행 등 실무능력과 경험이 곧 피터의 전문성이고 자격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기준을 갖고 보면 구분이 어렵지 않다. 사실 이와 같은 전문적인 서비스가 실현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클럽 구매 비용 외 전문 서비스 비용이 발생 되어야 한다. 피팅숍에는 비싼 클럽만 있지 제대로 된 피팅 서비스는 없다는 말을 흔히들 한다. 현대 피팅숍은 클럽의 구매나 조정 뿐만 아니라, 측정 및 분석만을 받을 수도 있어야 한다. 이러한 유료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곳이라면 전문성을 기대할 수 있다.

다음 시간에는 필자가 항시 강조하는 데이터 피팅에 대해 알아보자.

[골프메카닉스 '정용호'의 골프 피팅의 세계] #5.  피터의 자격
[골프메카닉스 '정용호'의 골프 피팅의 세계] #5.  피터의 자격


[안재후 마니아타임즈 기자/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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