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섭이 34점으로 2위, 정해창이 24점으로 3위였다. 4위는 랭킹 1위 이충복. 하지만 벌써 경기를 끝냈다. 전반 40분간의 경기를 끝냈을 때 이충복의 점수는 정확하게 0점. 탈락이었다.
후반은 3명의 경쟁장. 1명만 아웃되는 것이라서 편할 듯 하지만 경쟁 열기는 오히려 더했다. 세 명일 경우는 한 타에 2점, 한 번에 4점을 가져온다.
최완영은 굳이 칠 필요가 없었다. 2연타를 기록하면 전체 1위가 되는 것이지만 큰 의미는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남았으므로 안칠 수는 없었다. 약간은 어려운 공. 최완영은 공격 방법을 결정한 후 허리를 굽혔다.
남은 시간은 20초가 조금 안되었다. 최완영이 시도하려는 공격법은 옆돌리기 대회전. 쿠션을 대 여섯 번 맞은 후 제 2목적구에 다가가므로 조금은 시간이 걸린다. 공이 완전히 설 때까지 기다려야 하니 못해도 15초는 소요될 듯.
최완영의 공격이 성공하든 못하든 최완영이 1위, 김정섭이 2위로 16강에 올라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상황이 발생했다. 최가 친 공이 모서리를 맞고 돌아서면서 중간에서 쫑이 나고 말았다. 그리곤 비실대다가 이내 섰다. 3초. 계획대로 한 바퀴를 완전히 돌았으면 없어졌을 시간이 쫑 때문에 3초씩이나 생겨났다.
칠려고 마음먹으면 지나가버리는 3초. 하지만 1초라도 남으면 한번의 공격이 더 진행되므로 그 3초는 그냥 3초가 아니었다. 룰대로 한 바퀴 더.
30점으로 2위인 김정섭이 들어섰다. 그대로 끝날 것 같았던 공격이 되살아 난 것이 반갑지 않았다. 2위로 생존이 결정 난 터였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맞지 않았다. 영 찝찝하더니 그대로였다.
다음 순서는 정해창, 20점으로 3위. 첫 공을 맞췄다. 28:24로 좁혔다. 두 번째 공도 성공이었다. 26:28, 순위가 뒤집혔다. 단순한 순위가 아니었다. 생과 사가 바뀌는 큰 변수였다.
정해창은 그 3초 덕에 32강벽을 뚫었다. 김정섭은 그 3차 탓에 16강행에 올라섰다가 떨어졌다.
최완영이 마지막 공을 맞췄다면, 아니면 그 전에 정해창이 한 타만 맞추고 말았다면, 내가 어디선가 한 번 만 더 쳤더라면. 수없는 경우의 수를 더듬느라 정해창은 머리가 돌아버렸을 것 같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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