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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포커스] 류현진, 베이스온볼스의 승부학

2020-09-14 11:58

411, 2, 류현진은 14일 뉴욕메츠 니모를 상대로 연거푸 볼3개를 던졌다. 베이스온 볼스(볼넷)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바깥쪽으로 빠른 공 3개를 연이어 던져 루킹 삼진을 잡았다.

[마니아 포커스] 류현진, 베이스온볼스의 승부학


삼진을 잡은 공은 볼과 스트라잌의 경계선에 머문 절묘한 공이었다. 타자는 볼넷, 투수는 삼진을 생각해도 그만이었다. 찰나의 순간이 지나고 주심은 스트라잌을 선언했다. 이날 경기 최고의 장면이었다. 1점차 1사 만루라면 승부를 자신할 수 없었지만 그 삼진으로 21,2루가 되면서 위기가 지나갔다.

무사구는 류현진이 8개의 안타를 내주면서도 1실점으로 6이닝을 마감한 비결이었다. 물론 적절한 때에 나온 7개의 탈삼진이 큰 몫을 했지만.

류현진은 볼넷을 싫어한다. 그 스스로 볼넷을 내주느니 차라리 안타를 맞고 말겠다고 할 정도다. 제구력이 좋기 때문이지만 볼넷을 태생적으로 싫어하기 때문이다. KBO리그 마지막 해였던 2012년 류현진은 1823분의 2이닝에서 삼진은 210개를 잡았지만 사사구는 51개에 불과했다.

김시진 전 감독은 삼성 선수시절 볼넷을 선호하는 편이었다. 궁여지책이지만 볼넷은 투수가 허용하는 것이고 안타는 당하는 것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최다사사구 1위를 네차례나 하며 1577이닝동안 838개의 사사구를 허용했다.

그러나 야구에선 볼넷도 전략의 하나다. 고의사구로 만루작전을 쓰는 경우나 강타자를 피하려는 경원사구가 그래서 나왔다.

지난 해 6월28일 콜로라도전에서 류현진은 투 스트라잌 쓰리볼의 풀카운트에서 볼넷을 내주지 않으려고 정면 승부했다가 투런홈런을 맞고 4이닝 9피안타 3홈런 7실점으로 무너졌다.

기본적으로 제구의 문제지만 이후 류현진은 ‘볼넷 강박증’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피해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하면 적당히 볼넷을 내주는 유연성을 보였다.

제구가 되지 않아 볼넷을 주는 경우는 당연히 좋지 않다. 제구가 잘 되는 날엔 사실 볼넷을 주는 상황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류현진의 4승은 기본적으로 급할 때 불을 끈 탈삼진 능력이었지만 볼넷 없는 경기가 류현진에겐 필승의 또 한가지 조건이다. 볼넷에여유를 가지는 자세가 볼넷을 주지 않는 비법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신재 마니아리포트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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