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2(수)

야구

[마니아스토리]KBO 리그 성공적 데뷔전 치른 에디슨 러셀, "새로운 문화에 최대한 맞추고 싶다."

전형적인 스프레이 히트로 쐐기 2타점까지...수준급 실력 돋보여

2020-07-29 09:03

KBO 리그 데뷔전에서 9회초 1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날리는 키움의 러셀[연합뉴스]
KBO 리그 데뷔전에서 9회초 1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날리는 키움의 러셀[연합뉴스]
데뷔 무대에서 실력을 보여줬다. 유격수 수비에서 스스로 약간의 실수를 인정했지만 깔끔한 수비 솜씨와 함께 타격에서도 만만치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역대급 외국인타자라는 높은 기대치에 완전 부응했다. 여기에다 한국 야구 문화에 적응하고자 하는 모습도 높은 점수를 줄만했다.

빅리그 올스타 출신의 에디슨 러셀이 KBO 리그 데뷔전에서 국내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데 성공했다. 러셀은 28일 잠실 두산전에서 3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1몸맞는볼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1회 좌익수 플라이, 4회 2루수 땅볼로 물러난 러셀은 6회에 두산의 라울 알칸타라로부터 우전안타를 뽑아내 데뷔전 첫 안타를 신고한 뒤 김혜성의 희생플라이로 홈을 밟아 첫 득점을 올렸다. 걸어 들어올 수 있는 충분한 여유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슬라이딩으로 홈에 들어오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7회에는 2번타자인 김하성의 역전 홈런에 이어 몸맞은 볼로 출루했다. 그리고 3-2로 1점차로 앞선 9회초. 허정협의 중전안타, 박준태의 볼넷. 서건창의 희생번트에 이어 김하성의 고의사구로 만든 1사 만루에서 두산 이형범의 초구를 때려 쐐기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데뷔전 4차례 타석의 타구를 보면 2번은 오른쪽 방면, 2번은 왼쪽 방면이었다. 안타로 마찬가지로 전형적인 스프레이히터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1회, 4회에 3구째, 6회에 9회에는 초구에 공격을 하는 적극적인 스타일이었다. 직구와 슬라이더, 투심을 공략하면서 단 한차례 헛 스윙도 하지 않아 볼에 대한 탁월한 컨택 능력을 보여 주었다.

유격수 수비를 하는 러셀[연합뉴스]
유격수 수비를 하는 러셀[연합뉴스]
수비에서는 그의 실력을 검증할 만한 타구는 없었다. 4번 정도 유격수 쪽으로 타구가 날라갔으나 대부분은 평범한 땅볼이었다. 두산 리드오프 박건우의 첫 타구를 깔끔하게 잡아 1루로 던지는 모습에서는 강한 어깨가 돋보였다. 전체적으로 공을 잡는 동작이나 공을 1루로 던지는 동작도 유연했다. 다만 4회 정수빈의 유격수 땅볼 때 포구 후 공을 빼는 동작에서 한 템포 늦어 내야안타로 만들어 준 장면은 아쉬웠다. 실제로 이 부문에 대해 러셀은 경기가 끝난 뒤 "정수빈이 빠른 타자라는 정보는 미리 알고 있었다. 내 실수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러셀은 경기가 끝난 뒤 팬들을 향해 모자를 벗고 깍뜻하게 고개를 숙였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모자를 벗어 흔드는 것이 보통이어서 다소 의외였지만 "KBO 리그는 나에게 새로운 리그이기 때문에 새로운 문화에 최대한 맞추고 싶다"는 그의 말이 진심으로 가슴에 와 닿았다.

또 러셀은 9회에 김하성을 고의사구로 내 보내고 자신과 승부를 한데 대해서도 "자존심이 상한 것은 거의 없었다. KBO 리그는 나에게 새로운 리그이기 때문에 새로운 문화에 최대한 맞추고 싶다"고 말했다.

야구 문화가 다른 낯선 환경, 거기에다 처음 밟아보는 구장, 심리적인 압박감 등 많은 불안요인에도 불구하고 데뷔전의 만점 활약에도 팀 승리까지 같이 거머 쥠으써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고 할 수 있다.

시즌 반환점을 코앞에 두고 영입한 러셀은 올시즌 우승을 노리는 키움의 마지막 퍼즐이나 다름없다. 그 퍼즐에 러셀이 해답이 될 수 있을지...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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