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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욕’ 파문 김비오, 아시안 투어 자격얻으면서 동정론 솔솔

2020-03-04 13:47

2019년 10월 KPGA 상벌위를 마치고 나온 김비오.  [연합뉴스]
2019년 10월 KPGA 상벌위를 마치고 나온 김비오. [연합뉴스]
1년간 국내 대회 출전을 불허하는 징계를 받은 지 5개월여. ‘손가락 욕설’ 파문의 김비오(30)는 요즘 자숙을 하면서 조용히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그는 지난 달 23일 태국 후아힌 레이크뷰 리조트 앤 골프클럽에서 열린 2020 아시안투어 퀄리파잉스쿨 파이널 스테이지 대회에서 최종 합계 11언더파 344타를 쳐 공동 5위로 통과했다. 아시안투어는 이 대회에서 공동 35위까지 든 선수에게 올해 투어 출전 자격을 부여한다. 그는 비록 국내 대회에 출전하는 길은 징계로 인해 막혔지만 아시안 투어 대회를 통해 선수 생활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국내서는 아시안투어를 겸하는 5월 GS칼텍스 매경오픈, 6월 코오롱 한국오픈 등에도 출전할 예정으로 있다.

김비오는 코리안투어 2010년 대상, 신인왕, 최저타수 1위 등을 휩쓸며 혜성같이 기대주로 떠올랐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진출했다. 코리안투어로 복귀, 지난 해 NS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지난해 시즌 2승을 달성한 선수는 김비오가 유일하다.

김비오는 9월 한국프로골프(KGA) 투어 DGB금융그룹 대구경북오픈에서 소음을 낸 갤러리쪽을 향해 ‘손가락 욕’을 하면서 큰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16번홀에서 다운 스윙을 하던 중 갤러리틈에서 휴대전화 카메라 촬영음이 들린다는 이유로 갤러리를 향해 손가락으로 욕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 소리에 움찍한 김비오는 티샷실수를 했고 갤러리를 향해 몸을 돌린 뒤 가운뎃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욕설을 했다. 이 장면은 TV 생중계 화면을 통해 그대로 전파됐다. 이 행위로 자격정지 3년에 벌금 1천만원 징계를 받았던 김비오는 이후 자격정지 1년, 봉사활동 120시간, 벌금 1천만원으로 징계가 줄었들었지만 심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

당초 김비오의 손가락 욕설은 특정인을 대상한 것이 아니었다. 그냥 소리 난 방향으로 몸을 돌려 순간적으로 한 행동이었다. 승부 기질이 강하고 감정 표현에 솔직한 그의 스타일이 드러난 것이었다. 김비오의 징계를 두고 골프계에서는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우발적으로 발생한 일을 갖고 출전자격을 1년간이나 정지시키는 것은 지나친 결정이 아니냐는 것이다. 벌금형 등으로도 얼마든지 징계 효과를 올릴 수 있었다는게 골프관계자들의 분석이기도 했다.

김비오가 경기 후 18번 홀 그린에서 갤러리를 향해 “앞선 16번홀에서 너무 죄송하게 대처했다.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더 성숙한 골프 선수가 되겠다”고 공식 사과했음에도 불구하고 KGA측은 상벌위원회를 열어 프로선수에게 치명적인 3년징계를 결정했고, 이후 1년 출전불허로 징계를 줄였다.

김비오는 한동안 동료 프로골퍼를 포함해 주변 사람들을 만나기조차 꺼리는 대인기피증까지 생겼다. 욕설 파문이 꼬리표로 따라다니며 심적으로 괴로웠고, 정상적으로 훈련에 집중할 수 없었다. 자신감까지 잃으며 선수생활을 지속할 것인가를 놓고 깊은 고민을 하기도 했다.

악몽같은 지난 해를 보내고 올 초 심신을 다시 추스르며 아시안투어 출전 자격전에 대비할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김비오는 “힘든 시간이었다. 지난 해 불미스러운 일을 기화로 인성 관리에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겠다고 생각했다”며 “당분간은 아시안 투어를 돌면서 나에 대해 크게 실망한 골프팬들에게 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심경을 밝혔다.

한때 국내남자골프 최고의 선수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김비오가 정상적으로 선수생활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선 국내 대회 출전정지의 징계 해제가 필요하다. 일부 골프관계자들은 너무 징계가 과했다며 그에게 동정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프로골퍼로서 한창 나이인 김비오가 징계가 해제돼 접혔던 날개를 다시 활짝 폈으면 좋겠다. 징계는 5개월 정도로도 충분했다고 본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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