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만난 안소현(22, SK네트웍스)은 동그란 눈으로 반문했다.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투어에 데뷔한 루키 안소현은 아직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늘 기사화되는 '1등'의 이야기 외에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하위권 선수들의 스토리 역시 투어의 또 다른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 훈련장에 나온 안소현은 중국 대회를 거르고 일주일간 컨디션을 추스를 시간을 얻었다. 안소현은 “전반기를 거의 다 소화하면서 연습하는 방법도 조금 바꿔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조건 샷을 연습하는 게 아니라 다음 대회 코스에 맞춰 필요한 샷과 코스 공략법을 준비하는 게 중요하더라”고 했다. 안소현은 한창 카이도 엠비씨플러스오픈을 준비 중이었다. 그는 “비가 오든, 날씨가 덥든 그냥 매일 훈련하는 건 똑같다. 날씨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며 웃었다.
'KLPGA투어의 아이돌’이란 별명처럼 깜찍한 연예인 같은 외모의 안소현에게 “정말 걸그룹 같은 외모네요”라고 농담 반 진담 반 인사를 건넸더니 “사진이 더 낫죠? 실물은 별로죠?”라며 까르르 웃었다.

“욕심이 앞섰다…코스 공략도 부족해”
안소현은 지난해 드림투어(2부투어)에서 2승을 올렸다. 촉망 받는 유망주로 이름이 오르내렸다.
하지만 운이 2% 부족했던 걸까. 드림투어 상금랭킹 6위까지 다음 시즌 정규투어 직행 시드가 주어지는데, 안소현은 지난해 드림투어 상금 7위를 기록했다.
“상금 랭킹이 확정된 순간 ‘멘붕’이 오지 않았나”라고 물었더니 안소현은 의외로 담담했다. 그는 “어차피 직행은 못 했지만 상금 7위로 시드전 예선 면제권은 받았다.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시드전 본선을 통해 올해 정규투어에 데뷔할 수 있었다. 시드전 경험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정규투어가 만만치 않을 거란 각오는 했지만, 전반기 성적표는 예상보다 훨씬 가혹했다. 안소현은 12개 대회에 참가해 모두 컷 탈락했다.
가장 안 풀린 점이 뭐였는지에 대해 안소현은 “너무 욕심을 부렸던 것 같다. 당장 우승이라도 해야 할 것처럼 생각한 게 없잖아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기술적으로 드라이버, 아이언, 퍼트 뭐 이런 것보다도 코스 매니지먼트를 하는 게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드림투어는 4~5개 대회를 한 장소에서 치른다. 외부인은 출입 금지라서 부모들도 코스에 나가지 못하고, 당연히 갤러리도 없다.
안소현은 “정규투어 분위기가 드림투어와 완전히 다르다. 응원하는 갤러리 분들이 내 샷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뭔가 주목받는 느낌이 들어서 엄청 긴장 되더라”면서 “또 드림투어와 달리 코스가 매주 바뀌니까 잘 모르는 코스에서는 고전했다. 아직 그런 부분에 대한 적응이 좀 더 필요하다”고 했다.
아직은 ‘상금 0원’, 후반기 반전 기대하세요
지난 5월 동촌CC에서 열렸던 교촌허니 레이디스오픈 2라운드에서 안소현은 12오버파를 쳐서 컷 탈락한 적이 있다. 올 시즌 최악의 성적이었다. “바람이…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돌개바람이 불더라구요. 그렇게까지 못 친 줄도 몰랐어요. 끝나고 스코어를 확인하니 하아…”
안소현은 현재 훈련장이 있는 골프장 숙소에서 합숙을 하고 있다. 컷 탈락 후 쓸쓸히 짐을 싸서 숙소로 돌아오는 생활이 정신적으로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안소현은 “12개 오버 친 그날도 그냥 오후에 숙소로 올라 와서, 훈련장에서 연습 더 하고 들어갔다”며 웃었다.
그러나 안소현에게도 자신 있게 믿는 구석이 있다. 바로 ‘체력’이다. 안소현은 “어릴 때부터 체력훈련 하나만큼은 혹독하게 다져 놨다. 그래서 2부투어에서도 시즌 초반보다 후반부에 더 좋은 성적을 내는 슬로스타터 스타일이었다”고 했다.

안소현은 혹독한 체력 훈련을 겪으면서 한계를 이겨내는 경험을 하고 정신적으로도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깜찍한 외모와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애어른 같은 담담한 생각이 돋보였다. 그는 “정규투어 프로들이 ‘시드전은 지옥이다. 절대 가면 안 된다’고들 하지만, 나는 그렇게만은 생각하지 않는다. 또 가게 되더라도 무서워하지는 않겠다. 박민지(올해 루키, 1승 기록 중)처럼 깜짝 놀랄 정도로 잘 하는 루키도 있고, 과거 루키 시즌에 엄청난 돌풍을 일으켰던 선수들도 있지만 그들은 나와 달리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선수들이다. 나는 나의 길을 가면 된다”고 했다.
안소현은 “프로가 된 이후로 이렇게 오랫동안 연속으로 컷 탈락한 적은 없었다. 성적표만 놓고 보면 늘 컷 탈락이지만, 나 자신은 그 안에서 배운 것도 많고 점점 발전되는 것도 느끼고 있다. 후반기에는 좀 더 달라진 모습을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 코스에 직접 오셔서 많이 응원해 달라”며 웃었다. /kyong@maniareport.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report@maniareport.com
└안소현선수 프로필 바로보기 CLICK!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