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닥공’ 박성현, 우승보다 값진 ‘소중한 경험’

JTBC 파운더스컵 공동 13위에 이어 KIA클래식 공동 4위..."훌쩍 성장한 느낌"

2016-03-28 11:17

▲KIA클래식3라운드9번홀에서티샷을날리고있는박성현.칼즈배드=정진직객원기자(JNA골프)
▲KIA클래식3라운드9번홀에서티샷을날리고있는박성현.칼즈배드=정진직객원기자(JNA골프)
[마니아리포트 김세영 기자]박성현(23.넵스)의 키워드는 ‘남다름’이다. 그의 골프백에는 ‘남달라’라는 글귀가 있고, 팬클럽 이름도 ‘남달라’다.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는 남달라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박성현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가 이미 개막했지만 올 시즌을 미국에서부터 시작하고 있다. 초청 선수로 출전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JTBC 파운더스컵을 시작으로 KIA 클래식, 그리고 다음주 ANA 인스피레이션까지 3개 대회를 마친 뒤 귀국할 예정이다.

2주 전 JTBC 파운더스컵 당시 박성현의 첫날 발걸음은 무거웠다. 다른 2명의 동반자가 함께 걸으며 얘기를 주고받는 동안 박성현은 혼자 뒤에 처져서 힘겨운 발걸음을 옮겼다. 경기 후 그에게 물었더니 “말도 통하지 않고 조금 낯설어서”라고 했다. 박성현의 어머니는 “성현이가 남자 같아 보이지만 성격은 너무 여리다”고 했다.

JTBC 파운더컵에서 공동 13위에 오른 박성현은 그로부터 일주일 뒤인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의 아비아라 골프장(파72)에서 열린 KIA 클래식 최종일 공동 4위에 올랐다.

박성현은 특히 최종일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19)와 함께 챔피언 조에서 맞붙었다. 하지만 아직은 심리적 중압감이 큰 듯하다. 리디아 고에게 3타 뒤진 공동 2위로 출발한 박성현은 이날 버디 5개를 뽑아냈지만 보기 3개에 더블보기 1개를 범해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완패를 당했다.

박성현은 첫 홀에서 티샷 실수로 더블보기를 범한 게 치명타로 작용한 듯했다. 이후 11번홀까지 버디와 보기를 3차례나 연속으로 주고받으며 좀체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13번과 16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이븐파로 최종일 경기를 마친 게 다행이었다.

두 대회를 치르면서 박성현은 서서히 미국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 시원시원한 장타에 강하게 백스핀이 먹는 그의 웨지 샷에 미국 팬들도 매료되고 있다. 경기 후 그에게 사인을 해 달라는 팬들도 점차 늘고 있다. 현지 중계방송도 “박성현의 이름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경기 후 박성현은 “의욕이 너무 앞섰던 것 같다. 그래도 애초 목표를 달성해 많이 아쉽지는 않다”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 LPGA투어 대회를 딱 세 번 치렀는데 두 번을 최종 라운드 챔피언 조에서 경기했다. 내가 훌쩍 성장하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리디아 고와 맞대결에서 박성현은 세계랭킹 1위의 높은 벽과 함께 자신감도 얻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리디아 고에 대해 “거의 실수가 없더라”면서 “특히 코스 매니지먼트가 너무 노련해 어린 선수 같지 않았다”고 감탄했다. “특히 10번홀에서 리디아 고가 볼이 클럽에 두 번 맞는 실수로 벌타를 받고도 태연하게 다음 플레이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고 정신력도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박성현은 “아직도 경기 전에 긴장을 많이 하는 버릇이 남아있다”면서 “오늘은 긴장한 데다 잘해야겠단 의욕이 앞서다 보니 실수가 많았다”며 “경험이 보약 아니겠냐. 이런 큰 대회를 치르면서 배우는 게 많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 “훌쩍 성장한” 박성현은 다음 주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피레이션에 출전한다. 그가 만약 우승한다면 LPGA 비회원으로 우승했던 2014년의 김효주(에비앙챔피언십), 백규정(하나외환챔피언십), 지난해의 전인지(US여자오픈)의 계보를 잇게 된다.

김세영 기자 freegolf@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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