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1(금)

야구

'상대 홈에 깃발을 꽂아라' 성남-수원 '깃발 더비'

2016-03-18 14:05

SNS를통해'깃발더비'를완성시킨성남FC구단주이재명성남시장과수원FC구단주염태영수원시장.(사진=트위터캡처)
SNS를통해'깃발더비'를완성시킨성남FC구단주이재명성남시장과수원FC구단주염태영수원시장.(사진=트위터캡처)
깃발의 의미 중 하나는 '정복'이다. 전쟁에서 승리하면 적진 한 가운데서 깃발을 흔들었고, 미지의 세계를 정복할 때도 가장 먼저 깃발을 꽂았다.

그런데 잘못하다간 상대 깃발이 자신의 홈 구장에서 휘날리는 상식밖의 일이 벌어지는 상황이 연출될 수 도 있다.

K리그 클래식의 시민구단인 성남FC와 수원FC. 구단주인 성남 이재명 시장과 수원 염태영 시장이 구단 깃발을 걸고 내기를 했다. 내기 조건은 간단하다. 19일 첫 맞대결에서 지는 팀이 홈 구장에 이기는 팀의 깃발을 사흘간 걸어놓는 조건이다. K리그 클래식 최초의 '깃발 전쟁'이다.

성남의핵심미드필더김두현.(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제공)
성남의핵심미드필더김두현.(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제공)
◇SNS로 시작된 깃발 전쟁

전쟁의 포문은 이재명 시장이 열었다. 지난 2일 SNS를 통해 외국인 선수 피투 영입 기사를 링크하면서 "피투가 피 튀길지도…. 염태영 수원FC 구단주님 혹 쫄리시나요? 성남 첫 원정 경기 상대가 수원FC인데 수원에서 만납시다"라고 도발했다.

이에 염태영 시장도 "예 고대하고 있슴다. 우리는 막내로서 별 부담없는데, 시즌 시작 직전까지 외국선수 영입해야 할 정도로 걱정되시나요? 축구명가 수원에서 멍석깔고 기다리겠슴다"라고 맞받아쳤다.

결국 내기로 이어졌다.

이재명 시장이 5일 SNS를 통해 "성남 수원 시민 여러분과 염태영 시장님. 축구팬들이 수원FC:성남FC 개막전 내기로 '이긴 시청기를 진 시청에 걸기'하라는데 어떨까요?"라고 제안했고, 염태영 시장은 "이재명 시장님 세게 나오시네요^^ 축구팬들이 원하시고 즐거워하신다면 좋습니다. 단 처음인데 시청기보다는 구단기로 시작하시죠?"라고 답하며 내기가 성사됐다.

이후에도 설전은 계속됐다.

내기가 성사된 뒤 이재명 시장이 "새내기엔 잔인한 일이지만 선배로서 한마디 한다면 프로세계의 쓴맛을 일찍 보는 게 팀 성장엔 도움될겁니다"라고 하자, 염태영 시장도 "이재명 성남시장님, 작년 우리 수원의 큰형(수원 삼성)에게 당한 설움, 올해 막내에게 풀려는 건 아니죠? 설마 이게 프로의 쓴 맛인가요? ㅎㅎ 12일 성남에서 수원의 큰형에게 너무 힘 빼지 마시고요"라고 응수했다.

설전이 오가면서 내기의 최종 조건이 만들어졌다. 바로 이기는 팀 구단 깃발을 상대 홈 구장에 사흘간 거는 것. 당초 시청에서 구장으로 한 발씩 물러났다. 하지만 지는 팀 입장에서는 경기에서도 지고, 사흘 동안 홈 구장에 걸린 상대 깃발을 봐야 하니 자존심마저 구겨지는 건 마찬가지다.

두 시장도 '깃발 더비'를 대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성남 이재명 시장은 지난 16일 성남 선수단을 불러 회식을 했다. 수원 염태영 시장 역시 계속해서 성남전 준비 상황에 관심을 쏟고 있다.

전남과개막전에서무승부를이끌어낸수원FC외국인선수레이어와블라단.(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제공)
전남과개막전에서무승부를이끌어낸수원FC외국인선수레이어와블라단.(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제공)
◇전력은 성남이 앞서지만

성남은 K리그 클래식 전통의 강호다. 시민구단으로 전환하면서 다소 주춤했지만, 김학범 감독과 함께 지옥훈련을 이겨냈다. 황진성을 영입했고, 유창현, 조재철 등 알짜배기 선수들을 합류시켰다.

특히 K리그 개막전에서 수원 삼성을 2-0으로 잡고 상승세를 탔다.

개막전부터 골맛을 본 미드필더 김두현과 지난해 15골을 뽑은 공격수 황의조의 존재는 성남을 강팀으로 꼽기에 충분하다.

수원은 지난해 K리그 챌린지(2부) 3위에 오른 뒤 플레이오프를 거쳐 꿈에 그리던 클래식 무대를 밟았다. 승격 후 이승현을 비롯해 클래식에서 뛰던 선수들을 영입해 전력을 강화했지만, 나머지 구단에 비하면 전력이 약해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만만한 팀은 아니었다. 조덕제 감독 특유의 '막공'으로 전남과 개막전을 0-0으로 마쳤다. 벨기에 대표 출신 오군지미와 스페인 출신 가빌란 없이도 쉴 새 없이 전남을 몰아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개막전에 나서지 못한 오군지미와 가빌란의 출격 가능성도 점쳐진다. 성남에게도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CBS노컷뉴스 김동욱 기자 grin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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