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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여왕’ 박세리의 눈물, 그리고 인생 2막

2016-03-17 11:37

▲박세리가인터뷰도중잠시눈물을훔치고있다.피닉스=박태성기자
▲박세리가인터뷰도중잠시눈물을훔치고있다.피닉스=박태성기자
[피닉스=마니아리포트 김세영 기자]‘골프 여왕’ 박세리(39.하나은행)가 떠난다. 새로운 인생 2막을 위해서다. 그는 평소 ‘은퇴’라는 말을 입에 올리려 하지 않았지만 결국 ‘은퇴’를 선언하게 됐다. 박세리는 1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와일드파이어 골프장(파72)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라운드 경기 후 은퇴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하루 앞서 16일 골프장에서 만난 박세리는 그동안 투어에서 느꼈던 감정과 떠남에 대한 아쉬움 등을 짤막하게 털어놨다. 그의 눈가는 잠시 촉촉하게 젖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인생에 대한 각오를 말할 때는 기대에 찬 눈빛을 보였다.

다음은 박세리와의 일문일답.

- 올해 처음으로 대회에 참가하는데 몸 상태는 어떤가.
“괞찮다. 그동안 연습을 많이 했다. 어깨 아픈 건 운동선수로서 어쩔 수 없다.”

박세리는 올해 개막전이었던 코츠 챔피언십부터 출전할 계획이었지만 어깨 부상으로 첫 출전을 연기했다. 병원에서는 연골이 닳아 습관성 탈골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박세리와 한 때 경쟁했던 캐리 웹은 박세리가 이날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연습을 하고 있자 다가와 몸은 어떤지에 대해 묻기도 했다.

- 은퇴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는데 현재 기분은 어떤가.
“여러 가지 감정이 한꺼번에 교차한다. 한국에서 뛰다 1998년 미국으로 건너왔고, 그동안 숱한 일들이 많았다. 그런 것들을 생각할 때 지금의 내 감정을 한 단어로 설명하기는 힘들다.”
박세리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LPGA 투어에서 메이저 2승을 포함해 4승을 기록했다. 특히 US여자오픈에서 보여준 ‘맨발의 샷’은 실의에 빠진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줬다. 지난 2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잠시 만났을 당시 박세리는 “아무래도 98년 루키 시절이 가장 많이 생각날 것 같다.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갔다”고 했다. 또한 은퇴라는 말 대신 “풀타임으로 뛰지 않을 뿐”이라고 했다.

- 올해 남은 한 대회 한 대회가 특별할 것 같은데.
“아마 매 시합마다 특별한 감정을 느낄 것 같다. 마지막 해니까 모든 걸 쏟아 붓고, 최선을 다 하려고 한다. 아무리 전성기가 지났고, 은퇴를 앞두고 있더라도 코스에 들어가면 승부욕이 발동한다. 선수들은 원래 그런다. 그게 프로다.”(웃음)

- 박세리에게 가장 아쉬움이 많은 대회라면 ANA인스퍼레이션(나비스코 챔피언십)이다. 그런데 올해 못 나가는 걸로 알고 있는데.
“명예의 전당 멤버라도 ANA에 나가려면 작년에 10개 대회를 뛰어야 한다. 그런데 대회 수가 부족하다. 4대 메이저 대회 중 유일하게 정상에 오르지 못한 대회이기에 아쉽지만 그래도 다른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박세리는 위민스 PGA 챔피언십(옛 맥도널드 챔피언십, 1998년, 2002년, 2006년) 3승을 비롯해 US여자오픈(1998년)과 브리티시여자오픈(2001년) 정상에 올랐지만 ANA인스퍼레이션만 정복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지 못했다.

- 올해는 올림픽 감독으로도 선임됐다. 준비는 잘 돼 가나?
“5월에 남자 감독을 맡은 최경주 프로와 브라질에 다녀올 계획이다. 코스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환경을 보고 와야 할 것 같다. 선수들이 올림픽 전에 직접 현지 코스를 둘러볼 시간이 없으니 감독으로서 더욱 빈틈없이 준비해야 않을까 싶다.”

- 새로운 인생에 대한 준비는.
“지난해 푹 쉬면서 많은 구상을 했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고, 버팀목이 되는 일을 할 거다. 나 혼자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기 때문에 현재 주변 사람들과 구체적인 실행 계획에 대해 상의하고 있다.”

피닉스=김세영 기자 freegolf@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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